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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9억팔' 특급유망주 장재영(키움 히어로즈)이 호주프로야구(ABL)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지난 2년간은 실망의 연속이었다면, 이제는 장재영의 활약을 기대해도 될 만하다.
'특급유망주' 장재영은 21일 호주프로야구 질롱 코리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여전히 ABL리그가 진행되고 있지만, 키움은 선수 관리 차원에서 장재영의 미래를 고려, 조기 귀국을 결정했다.
장재영은 지난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았다. '9억원'의 계약금을 품에 안을 정도로 잠재력이 뛰어났다. 하지만 장재영은 지난 두 시즌 동안 1군 무대에서 단 1승도 수확하지 못했다. 150km 중·후반의 위력적인 볼을 갖고 있으나, 스트라이크존으로 향하지 않으니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었다.
하지만 호주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동안의 장재영과 달랐다. 장재영은 KBO리그에서는 기록하지 못했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는 물론, 지난 18일에는 '디펜딩 챔피언' 멜버른 에이시스를 상대로 8이닝 10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승리까지 수확했다.
장재영이 호주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배경은 마인드적인 요소가 컸다. 그는 "호주에서도 못한다면, 팬분들의 기대도 더 이상 없을 것 같았고, 아직 보여준게 없기 때문에 간절하게 준비를 했다. 그리고 호주에서 잘해야 구단에서도 내년에 나에 대한 생각을 해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장재영은 1군에서 31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31볼넷을 헌납했다. 그리고 비교적 부담이 덜한 2군에서도 74⅓이닝에서 무려 86개의 볼넷을 허용할 정도로 제구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달랐다. 컨트롤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30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단 9개에 그쳤다.
그는 "호주로 떠나기 전 걱정이 많았다. '질롱에서도 못 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출국을 하는 날 이병규 감독님께서 '눈치 보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것만 해라. 볼넷 20개보다는 안타 20개를 맞아라'고 하셨고, 그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다.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장재영은 컨트롤의 안정과 함께 호주에서 새로운 무기도 장착해 왔다. 바로 포크볼이다. 장재영은 포크볼을 배우기 위해 손정욱 코치(NC 다이노스)를 쫓아다녔다. 당초 손정욱 코치는 장재영에게 포크볼을 알려주는 것을 꺼려했으나, 그의 끈질긴 구애 끝에 구종을 전수했다.
장재영은 "손정욱 코치님께 포크볼 그립을 알려달라고 했었다. 코치님께서는 '손목을 쓰는 힘이 사람마다 다르다. 지금 가진 공도 충분히 좋다'고 하시면서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항상 공을 들고 따라다니면서 보챘고, 결국 배우게 됐다. 그립에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감각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포크볼의 숙련도는 어떻게 될까. 장재영은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을 하기에는 조금 이르다. 스프링캠프 때 많이 던져보면서 연습을 해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포크볼로 삼진을 잡는 상황도 많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호주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으나, 모든 것은 KBO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느냐다. 장재영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그는 "호주에서는 통할 수 있었지만, KBO리그에서는 다를 수 있다"며 "비시즌 이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질롱코리아 시절의 장재영. 사진 = 질롱코리아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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