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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흥국생명 신용준 신임 단장이 권순찬 前 감독, 김여일 단장의 동반 경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신임 단장의 해명은 썩 명쾌하지 못했다. 궁지에 몰리자 '팬'이라는 방패를 들었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김여일 단장, 권순찬 감독과의 동반 결별 소식을 전했다. 구단은 '사퇴'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나, 이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4승 4패 승점 42점으로 리그 2위 달리고 있고, 1위 도약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의 사퇴는 어불성설이었다. 사실상 경질.
권순찬 감독의 경질 배경에는 흥국생명의 모기업인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마이데일리' 취재 결과 이호진 회장은 평소 권순찬 감독의 선수 기용과 전략에 불만이 많았다. 이호진 회장은 김여일 단장을 통해 선수단 기용에 개입을 시도했으나, 변함이 없자 결단을 내렸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평소 태광그룹 고위층에서 권순찬 감독의 선수 기용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며 "권순찬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 아니다. 오너의 마음에 들지 않는 배구를 했기 때문에 경질 된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용준 흥국생명 신임 단장은 5일 경기에 앞서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이 물러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그는 "선수 기용에 대한 것보다는 운영에 대한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로테이션의 문제에서 의견이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운영에 대한 의견 차이지만, 개입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팬'을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신용준 단장은 "전임 단장이 '팬들이 원하는 것은 전위에 김연경과 옐레나가 나뉘어져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의견 대립이 됐다"며 "개입이라는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데, 그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말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신용준 단장은 "유튜브나 주위 팬들로부터 로테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로테이션이라는 것이 우승을 위해서는 상의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팬들이 말이 우승에 가깝다고 봤다"며 "김여일 단장과 권순찬 감독의 의견대립이 이어지니 임형준 구단주가 동반 사퇴를 결정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감독과 단장을 모두 경질한 것이 '우승'을 위한 방법이라는 발만 되풀이했다. 신용준 단장은 "우리가 배구단을 운영하는 이유는 우승이다. 우승을 해야 선수들도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우승을 위해 서로 소통해야 한다. 김연경이 있는데 우승을 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권순찬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이영수 감독 대행은 5일 경기가 끝난 후 거취를 밝힐 예정. 흥국생명도 신임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용준 단장은 "신중하게 협의를 통해 실수하지 않도록 새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용준 단장. 사진 = 인천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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