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레나+김연경 58득점' 흥국생명, 감독 경질 충격 극복→GS칼텍스 격파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흥국생명이 '충격의 감독 경질'이라는 내홍 속에서도 GS칼텍스를 잡아내며, 상대전적을 원점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흥국생명은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홈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2(21-25 25-19 25-18 21-25 15-10)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의 최근 분위기는 매우 뒤숭숭하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마지막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무너뜨리며 축제의 분위기였다. 하지만 '방향성'이라는 다소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인해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던 흥국생명을 2위까지 끌어 올린 권순찬 감독이 경질됐기 때문이다.

이영수 감독 대행은 경기에 앞서 "지난 2일에는 운동도 하기 힘들어서 선수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뭐라고 이야기를 해도 선수들은 동요가 돼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나를 걱정해 주더라. 지난달 현대건설에게 이겨서, 권순찬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1월 1일까지 휴가를 줬는데, (분위기가) 떨어지긴 했다. 처음 당하는 일이라 뭐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흥국생명과 맞붙는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또한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차상현 감독은 "참 어렵네요"라고 많은 의미가 담긴 한마디를 내뱉으며 "오늘 한 경기가 고생한 선수들, 코칭스태프에게는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뒤숭숭한 분위기의 여파는 없었다. 최근 GS칼텍스에게 2연패를 당하고 있던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를 바탕으로 상대전적 2승 2패,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다만 1세트는 고전했다. '장염' 증세로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김연경이 1세트 단 3득점에 머무르자 흥국생명의 공격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GS칼텍스는 모마가 1세트에만 12점을 뽑아내며 '원맨쇼' 활약을 펼쳤고,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흥국생명은 2세트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흥국생명은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옐레나를 적극 활용했다. 옐레나는 전·후위를 오가며 68.75%의 공격성공률을 바탕으로 무려 13점을 뽑아냈다. 그리고 김다은, 변지수, 김다솔까지 득점 공세에 가담하며 세트 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췄다.

3세트도 흥국생명의 몫이었다. 흥국생명은 세트 초반 매우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6-6에서 김미연의 오픈 공격이 적중한 이후 분위기가 흥국생명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특히 김연경이 살아난 것이 고무적이었다. 김연경은 블로킹 득점 2개를 포함해 6득점으로 활약, 25-18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하지만 2~3라운드 맞대결에서 모두 5세트 접전 승부를 선보인 만큼 이날 경기의 전체적인 흐름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수세에 몰린 GS칼텍스는 4세트를 손에 넣으며, 흥국생명과 3경기 연속 5세트 경기를 펼치게 됐다.

마지막에 미소를 짓는 쪽은 흥국생명이었다. 흥국생명과 GS칼텍스는 5세트 중반까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6-6에서 김미연과 옐레나가 2점을 연달아 뽑아내며 흐름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그대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으며 GS칼텍스전 연패를 끊어냈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5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20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에서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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