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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권순찬 감독의 경질 사태로 인해 뿔난 흥국생명 팬들이 트럭시위에 나섰다.
흥국생명 팬들은 6일 오전 8시 태광산업 장충 본사를 시작으로 흥국생명 광화문 본사, 오후 7시 상암동 일대까지 트럭 시위를 진행한다.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던 흥국생명을 2위로 끌어올린 권순찬 감독을 경질한 것에서 비롯된 시위다.
흥국생명 팬들은 "최근 밝혀진 바와 같이 흥국생명(모기업 태광그룹)의 구단주는 회장의 지시를 받아 특정 형태의 선수 기용을 문자로 오더하는 등 월권을 행사했다"며 "그리고 이 지시가 적용되지 않자 시즌 중에 분명하지 않은 사유로 감독을 경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감독 경질 및 경질 배경이 공개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많은 프로 여자배구 팬과 흥국생명 팬들은 모기업 태광그룹의 행태에 큰 분노를 느꼈다"며 "고유 권한을 이례적으로 침해하여 팀의 정상 운영을 해치는 행태는 시정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이 모여졌고, 이에 뜻을 함께하는 팬들이 트럭 시위를 통해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권순찬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은 평소 권순찬 감독의 선수 기용, 경기 운영에 불만이 많았다. 이에 이호진 회장은 김여일 단장을 통해 흥국생명의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에 개입을 시도했으나, 권순찬 감독이 움직이지 않자 칼을 빼들었다.
신용준 신임 단장은 지난 5일 GS칼텍스전에 앞서 해명의 시간을 가졌다. 신용준 단장은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이 경질된 이유로 "선수 기용에 대한 것보다는 운영에 대한 갈등이 있었다"며 "로테이션 문제에서 의견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던 모양새다.
5일 경기가 종료된 후 '배구여제' 김연경과 김해란은 이구동성 구단 고위층의 개입을 지적했다. 김해란은 자신이 직접 겪은 사례를 언급했고, 김연경 또한 "기용에 대해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경기를 몇 번 원하는 대로 하다가 (개입으로 인해) 진 경우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트럭시위에 나선 흥국생명 팬들은 "팬들은 이번 시위가 흥국생명팀의 청렴하지 않은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데에 힘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며 "당장 다가오는 한 경기의 승패보다, 장기적인 선수들의 안녕과 여자배구의 건강한 부흥을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진행되는 V-리그 경기가 패했을 때, 팬들은 흥국생명 선수들에게 실망하지 않는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팬들은 오히려 큰 힘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 트럭시위 SNS 캡처,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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