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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화성 박승환 기자] "지금 버틸 수 있는 것은 팬 덕분이다"
흥국생명은 8일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IBK기업은행과 원정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5-23 30-28 23-25 26-24)로 승리하며 4연승을 달렸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권순찬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던 팀을 2위로 올려놓는데 성공했다. 공을 높게 사도 모자란 상황에서 권순찬 감독에게 돌아온 것은 경질 통보였다. 신용준 신임 단장은 권순찬 감독이 경질된 배경으로 전임 단장과의 트러블을 꼽았다. 구단 고위층의 선수 기용에 대한 개입에 대해서는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신용준 단장의 해명은 거짓이었다. 지난 5일 GS칼텍스전이 끝난 이후 '베테랑' 김연경과 김해란은 구단 고위층의 개입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특히 김해란은 이를 본인이 실제로 겪은 사례를 털어놓았고, 김연경은 잘 풀어가던 경기를 구단 고위층의 개입으로 인해 패배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권순찬 감독이 경질, 지난 5일 경기를 이끌었던 이영수 감독 대행까지 사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흥국생명 선수들은 패닉에 빠져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김연경이 장염 증세 등 컨디션 난조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나, 똘똘 뭉쳐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권순찬 감독이 팀을 떠난 지 약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선수단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해란은 "5일 경기가 끝난 후 하루 이틀이라는 시간밖에 없어서 마음을 다잡기에 바빴다"며 "오늘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계속해서 김해란은 "(김)연경이의 몸도 좋지 않았고, 이것저것 자꾸 겹치고 겹치다 보니 고참으로 마음을 잡는 것이 힘들었다. 연경이가 없는 상황에서 내가 흔들리면, 후배들도 흔들릴 것 같아서 참고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현재 기댈 곳이 없다. 감독과 수석코치가 모두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팬들의 응원은 매우 큰 힘이 되고 있다. 김해란은 "지금 상황에서 팬분들이 들고 오는 피켓이 너무 감동적이고 힘이 된다"며 "지금을 버틸 수 있는 것이 팬 덕분인 것 같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흥국생명은 이영수 대행이 사임한 이후 김기중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김기중 감독은 8일 흥국생명을 이끌지 않았다. 아직 계약 과정이 모두 매듭지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해란은 "거기(감독 선임)까지는 신경을 쓰기가 힘들다.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우선이다. 선수들끼리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흥국생명 김해란이 8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20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의 경기에서 기뻐하고 있다. 사진 = 화성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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