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우연이 운명을 만들었습니다"
KIA 타이거즈는 11일 "무적 신분인 투수 김건국, 김승현, 내야수 김용완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건국은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입단 당시 계약금 1억 3000만원을 받을 정도로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았던 김건국. 하지만 그의 야구 인생은 그리 순탄하지 못했다.
김건국은 2007년 두산에서 1경기만 던지고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김건국을 찾는 구단은 없었지만 그는 야구공을 놓지 않았다. 김건국은 현역으로 입대해 병역 문제를 해결, 일용직을 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애를 썼다. 그 결과 NC 다이노스와 KT 위즈를 거쳐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건국은 롯데에서 첫 시즌 5경기 1승 평균자책점 2.53으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리고 이듬해 37경기에서 3승 3패 3홀드 평균자책점 4.46, 2020시즌 32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3.98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2021시즌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55로 부진했고, 이는 방출로 이어졌다.
그동안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오뚝이' 김건국은 결코 쓰러지지 않았다. 김건국은 무적 신분에서도 선수 생활을 위해 꾸준히 몸을 만들어왔다. 김건국은 '2022 시도대항 야구대회'에 부산광역시 대표로 출전해 건재함을 뽐냈고, KIA 타이거즈의 입단 테스트를 통해 1년 만에 프로 무대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11일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김건국은 "시도대항전이 계기가 됐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시도대항전에서 공을 던진 후 에이전트 송산(前 KIA) 형을 통해 KIA의 입단 테스트 기회가 주어졌다. 코칭스태프 앞에서 공을 던졌는데 145km가 나왔다. KIA에서는 1년의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신중하게 판단했고, 한 달 가량의 테스트 기간을 가진 끝에 입단을 하게 됐다"고 기쁜 소감을 밝혔다.
김건국은 지난해 롯데와 결별한 이후 힘겨운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를 찾는 구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프로'라는 목표를 내려두고 싶었던 때도 당연히 있었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을 받아 가며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길을 묵묵하게 걸어갔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가 프로 재입성으로 이어졌다.그는 "작년에는 입단 테스트를 한 번도 받지 못했다.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 번이라도 테스트를 받으면 속이 후련할 것 같았다. 공을 던지고 싶은 갈증이 컸다"며 "그는 "사실 최강야구도 생각을 했다. 주위에 아는 분들을 비롯해 (이)대호 형께도 이야기를 했었다. 대호 형도 '필요하면 이야기를 해 주겠다'라고 말씀까지 하셨다"고 힘겨운 시간을 돌아봤다.
계속해서 김건국은 "지난해 이지모(前 롯데) 형이 우연치 않게 연락이 와서 '너무 아깝다. 우리 뭐가 되던 한 번 다 해보자'라고 해서 선수를 준비했고, 또 갑작스럽게 지인분이 '시도대항전에 나가보지 않겠냐'라고 하시더라. 시도대항전에서는 동생들이 '형이 이 기회로 프로에 갈 수 있으니 우리 열심하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우연이 운명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김건국은 방출 이후 전반기에는 단 한 번도 공을 잡지 않았으나, 선배 이지모의 연락으로 몸을 만들 시작, 지인의 권유로 시도대항전에 출전, 함께 그라운드를 밟은 동료들의 도움 속에 결승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에이전트 송산이 기회를 마련해 준 끝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김건국은 "고맙다"는 말만 수차례 되풀이했다.
어렵게 얻은 기회, 이제는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 김건국의 각오다. 그는 "프로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다. KIA에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어디서나 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력을 통해 1년, 2년 더 뛸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싶다"며 "롯데 팬들께는 '은퇴'라는 말을 대신해 다른 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을 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김건국.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