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3년은 더 뛰고 싶습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11월 22일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양의지와 계약을 전격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4+2년. 조건은 첫 4년 계약금 44억, 연봉 총액 66억원이며 2026시즌 종료 후 인센티브 포함 2년, 최대 42억원의 선수옵션이 포함된 총액 152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친정으로 복귀했다.
양의지는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전체 59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양의지는 2010년부터 본격 주전으로 도약, 2018시즌까지 두산의 일원으로 왕조를 이끌었다. 그리고 2018시즌 후 4년 총액 120억원의 계약을 통해 NC 다이노스 이적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견인한 뒤 다시 두산으로 돌아오게 됐다.
양의지는 KBO리그 최고의 포수라는데 이견이 없다. '태극마크'를 달고 수차례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KBO리그 통산 16시즌 동안 1585경기에 출전해 1546안타 228홈런 944타점 타율 0.307 OPS 0.892를 기록 중이다. 공·수 어느 부분에서 약점이 크게 없는 선수다.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입단식을 가진 양의지는 "4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올 수 있게 좋은 대우를 해준 박정원 구단주님, 전풍 사장님, 김태룡 단장님께 감사드린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 다음은 양의지의 일문일답
- 신인 때 이후 다시 두산에 입단하는데 소감은
"그 때는 두산이라는 프로 팀에 지명을 받아서 꿈에 그리던 프로행이라 너무 좋았다. 다시 입단한 팀에서 불러주시고 돌아올 수 있어서 기쁜 마음이 크다. 그리고 가족들이 가장 좋아했던 것 같다"
- 두 번째 FA의 책임감
"프로야구 선수로서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다. 좋은 대우를 해준 구단에 너무 감사하다. 선수들을 위해 항상 고생하신 에이전트가 발에 불나도록 뛰어 주셔서 좋은 계약을 할 수 있었다"
- 선수단 대표로 허경민, 김재환 선수가 왔는데 어떤 환영의 말?
"FA가 되기 전부터 같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동생들이 해줬다. 그리고 현실로 다가오니 너무 기쁘다. 그 친구들이 나를 엄청 원하고 환영해 줘서 동생들을 위해서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입단하게 돼 기분이 좋다"
- 친정으로 돌아왔는데, 작년 성적이 좋지 않았다. 후배를 어떻게 이끌어 가고 싶은가
"상대 팀으로 있을 때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아서, 후배들에게 나의 모든 것을 주고 싶다. 기존에 있던 재환이, 경민이, 재호 형 등이 힘을 모아서 두산이 강팀이 될 수 있도록 하는게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예전 모습을 찾으려면 자신감이 중요하다. 이승엽 감독님이 계시기 때문에 두산이 조금 더 힘을 얻지 않았나 생각한다. 2023시즌이 기대된다. 걱정보다는 빨리 야구장에서 팬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 이승엽 감독님이 취임식 때 4년 내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꼽았는데
"나도 감독님과 생각이 비슷하다. 나는 매해 목표를 항상 우승으로 잡기 때문에 목표를 위해서 한 시즌 준비를 잘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도 2년간 가을야구를 못해봤기 때문에 입단해부터 가을야구를 밟고 한국시리즈를 위해 잘해야 할 것 같다"
- 이승엽 감독님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와 WBC에 대한 생각
"감독님과 대화한 것은 없다. '잘 부탁드린다'고만 했다. WBC를 위해 기술훈련을 위해 몸을 일찍 끌어올렸는데, 팀에 민폐가 되지 않도록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 WBC로 인해 후배들과 호흡 맞출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나
"이번에 같이 가는 선수들도 다른 팀이지만, 친분이 많아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나도 잘해야 할 것 같아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 팀을 떠난 뒤 두산에 대해 그리웠던 마음, 팬들의 응원이나 메시지의 영향은
"떠나면서 상대편으로 있을 때 두산 벤치를 많이 쳐다봤다. 그리움이 남아서 그렇지 않았나 생각한다. 2020년 상대로 만나서 우승을 했는데, 우승하고 잘 울지 않는데(웃음), 엄청 격하게 운 기억이 있다. 그 때문이라도 두산에 돌아오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팬분들께서 작년에 FA 재취득을 하는 해부터 '다시 복귀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원정 호텔 앞에 찾아와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다. 덕분에 힘을 얻어서 돌아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 정철원, 곽빈과 WBC를 함께 가는데"곽빈은 신인 입단 때부터 좋아했던 친구다. 올해 정철원은 신인왕을 받아서 자신감이 많이 차 있는데, 그 흐름대로라면 내가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그들이 잘할 수 있도록 서포트만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 대표팀이 최근 성적이 좋지 못했는데, 그에 대한 각오와 생각
"대표팀에서 내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뽑아주신 이강철 감독님께 감사하다. 명예 회복할 수 있도록 좋은 경기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
- 가족들도 입단식에 왔는데, 가족 남편으로 특별한 날 아닌가
"결정을 해 준 가족들에게 고맙다. 항상 원정을 많이 다녀서 아이들과 함께 지낼 시간이 부족했는데, 함께한 시간이 있어서 뜻깊다. 첫째 아이가 학교를 가는데, 초등학생이 많은 것을 알더라. 아빠의 멋진 모습을 자랑할 수 있어서 뜻깊다. 계속 아내가 옆에서 고생하는데, 묵묵하게 뒷바라지 잘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힘들게 혼자 이사를 해야 하는데, 불평불만 없이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 잘 살 것이라 믿는다. 감사하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 계약기간이 4+2년이면 41살까지 야구를 하게 되는데, 몸 관리도 중요할 것 같다
"프로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구단에서 믿고 큰 계약을 안겨줬다. 몸 관리를 잘해서 FA가 끝난 뒤에도 세 살은 더 했으면 좋겠다"
- 이승엽 감독 체제로 가는데, 특별한 인연이 있는지. 포수로서 타자 이승엽은 어떠했나
"군대 제대하고 미야자키 캠프를 갔는데, 이승엽 감독님께서 야간 훈련을 하러 오시더라. 대선수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타자인데 운동이 부족하다고 오신 것을 보고, 그에 많은 배움이 있었다.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것을 느꼈다. 멀리서 지켜봤지만 겸손하시고 후배를 잘 챙긴 분이셨기 때문에 많이 존경받는 분이시다. 상대편일 때 포수로 앉아서는 감히 말을 많이 걸지는 못했던 것 같다"
- 4년 동안 그리웠던 것이 있다면
"야구할 때를 보면 동료들과 함께 못해서 그리웠는데, 그 빼고는 딱히 없었던 것 같다"
- 박세혁에게 해준 말은 없나
"나와 (박)세혁이, (최)재훈, (김)재환이랑 함께 넷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세혁이 계약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뜻하지 않게 내가 돌아오면서 세혁이가 NC로 갔다. 세혁이도 두산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을 텐데 마음에 걸리더라. 미안함이 크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다. 세혁이는 젊기 때문에 두 번째 FA에서 잘해서 좋은 계약금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세혁이도 같이 열심히 하자고 해서 기분 좋게 갈 수 있었다. 박수치고 축하한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 예전의 두산으로 만들보고 싶은 마음은
"상대 편에서 경기를 해보면 부담스럽다. 홈런도 많이 치고 빠른 선수도 있고, 디펜스도 좋아서 이기기 힘든 팀이었다. 작년에는 잘 안풀리는 경기가 많았다 생각하고, 빨리 잊고 좋은 분위기에서 정비를 빨리 했어야 한다. 하지만 부상 선수도 많았던 것 같다. 이런 것들이 꼬이기 시작하면서 9위로 추락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든 반등할 수 있는 팀이라 생각한다. 동료들과 힘을 모아서 좋은 순위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
- 구단주님이 스포일러를 했었는데
"구단주님과 첫 식사 자리에서 감독님과 먹기로 했는데, 오셨었다. 몹시 당황했다. 코로 먹은지 입으로 먹었는지 모르겠다.(웃음) 예전에 가면서 밥 한 번 사주고 싶다고 했는데, 밥 사주러 왔다고 하셔서 감사했다. 구단주님이 저를 많이 생각해 주셨는지, '함께 하고 싶다'는 한 마디를 해줘서 '알겠다'고 했다. 사진은 나도 찍고 싶어서 찍었는데, 그게 그렇게 될 줄은 몰랐다.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진이 올라가서 많이 당황했었던 것 같다.
- 볼을 받아보고 싶은 선수가 있었다면
"볼 받아 보고 싶은 친구는 잘 모르겠다. 다 빨리 받아보고 특정 선수가 아닌 모든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
- 두산 시절 응원가
"유튜브로 들어봤는데, 귓가에 맴돌기도 하더라. 만약에 첫 타석에 응원가가 나온다면 솔직히 집이 안 될 것 같다. 소름이 돋을 것 같다. 개막전부터 많이 찾아와서 불러주시면 힘 많이 받아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두산 양의지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두산 베어스 양의지 입단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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