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강백호에게도 명예회복의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강백호(KT 위즈)에게 지난 2020 도쿄올림픽은 악몽과도 같았다. 강백호는 도쿄올림픽 7경기에서 8안타 4타점 타율 0.308 OPS 0.746을 기록했음에도 중계를 지켜보던 이들로부터 많은 비판과 비난을 받았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 강백호는 한국 대표팀이 6-10으로 뒤진 8회초 더그아웃에서 풍선껌을 질겅질겅 씹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던 탓이었다. 대회 내내 불방망이를 휘둘렀으나, 단 한 번의 행동이 도마에 올랐다.
당시 중계를 맡았던 박찬호 해설위원은 "이러면 안 된다. 질지언정 우리가 보여줘선 안 되는 모습을 보여줘선 안 된다. 더그아웃에서 계속 파이팅 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질타했고,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이 '노메달'의 수모를 겪자 강백호의 행동은 끝없는 비판과 비난으로 이어졌다.
당시 강백호는 물론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경문 감독과 소속팀 이강철 감독까지 연이어 고개를 숙였다. 김경문 감독은 "물어보니 강백호도 경기를 이기고 있다가 역전되는 순간에 자기도 어떤 행동을 했는지 모르고 있더라. 야구가 너무 안 좋은 쪽으로 공격을 당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고, 이강철 감독도 "소속팀 감독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강백호에게는 도쿄올림픽의 아픔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올해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것. 강백호는 올해 부상 등으로 인해 62경기에 출전해 6홈런 타율 0.245 OPS 0.683로 부진했으나, 공격력 강화 차원에서 30인 명단에 포함됐다.
일본 '더 다이제스트'는 "이른바 '껌 파동'은 강백호에게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며 "특히 2022시즌은 최악이었다. 부상으로 인한 이탈의 영향도 있지만, 3시즌 연속 타율 0.330 이상을 기록했던 타율이 0.245에 그쳤다. 게다가 6홈런, 29타점 OPS 0.683으로 모든 지표에서 최악의 성적을 남기며 한국 야구계 유망주의 파워는 잠잠해졌다"고 짚었다.
비록 지난 시즌 커리어 최악의 성적을 남겼지만, 강백호는 결코 만만하게 볼 타자는 아니라는 것이 '더 다이제스트'의 설명. 매체는 "도쿄에서의 무심한 행동으로 인해 강백호는 괴로워해 왔다. 하지만 그런 강백호에게도 명예회복의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올 3월 열리는 WBC 한국 대표로 선출됐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더 다이제스트'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불타는 남다른 마음으로 WBC에 임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며 "그런 만큼 1라운드에서 격돌하는 일본 대표팀 입장에서도 작지 않은 경계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경계했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에게 지명타자 역할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 사령탑은 지난 4일 30인 명단을 발표하면서 "강백호가 들어간 이유는 지명타자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며 "김현수를 지명타자로 쓰고, 외야를 세 명으로 냈을 때의 공격력과 김현수를 좌익수로 쓰면서 강백호를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강백호를 WBC 대표팀에 포함시킨 이유를 밝혔다.
[2020 도쿄올림픽 시절의 강백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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