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모두 내 잘못으로 인한 것이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17일 "한현희와 계약금 3억, 보장 연봉 15억 최대37억, 총액 40억의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현희의 계약기간은 3+1년으로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돼 있다.
롯데는 "최초 3시즌 동안 구단이 설정한 개인 성적을 달성할 경우 2026년에 옵트아웃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구단은 계약기간 내 높은 비중의 옵션 금액을 통해 한현희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함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활약할 선발투수를 확보하는 합리적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한현희는 올해 FA(자유계약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계약을 맺지 못한 'A등급'의 선수였다. 재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시절, 원정 숙소를 이탈해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됐고, 이 때문에 한현희는 태극마크를 내려둠과 동시에 징계를 받게 되면서 FA 신청을 1년 미루게 됐다.
한현희는 FA 대박의 꿈을 위해 2022시즌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시즌을 앞두고 한현희가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한현희는 4월말 마운드로 돌아왔지만, 6승 4패 평균자책점 4.75로 부진했고,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도 올리지 못하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아쉬운 성적을 남긴 A등급' 한현희에게 관심을 갖는 구단도 많지 않았다. 보상선수에 대한 리스크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한현희는 FA 계약자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침묵을 유지했으나,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결국 '고향팀' 롯데와 손을 잡는데 성공했다.
롯데와 FA 계약을 체결한 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한현희의 목소리는 매우 밝았다. 그동안의 고생을 모두 털어낸 듯해 보였다. 한현희는 "롯데와 계약을 맺게 돼 정말 다행이고,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정말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현희는 FA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여론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인식이 좋지 않구나'라는 것을 느끼며 이제는 야구도 잘하고, 성실한 면모를 많이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제는 책임감을 더 갖고 야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롯데와 한현희 계약은 보장금액보다 옵션이 더 크다. 롯데는 안전장치를 마련했고, 한현희는 반등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전망. 그는 "옵션은 내가 야구를 잘하면 되는 것이다. 지금은 야구를 잘할 생각뿐"이라며 "작년, 재작년 좋지 않은 일, 힘든 일도 많았다. 하지만 모두 내 잘못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한다"고 자책했다.
계약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상황 속 운동에만 전념했던 한현희다. 그 결과 체중을 9kg을 감량했다. 그는 "야구를 그만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몸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신인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홀드왕 타이틀을 얻었을 때로 돌아가려고 노력했다. 겨울에 힘들어야 더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향팀에 돌아온 소감은 어떨까. 한현희는 "지금까지 프로 무대에서는 히어로즈의 유니폼만 입었지만, 어릴 때부터 롯데 야구를 보면서 자랐다. 팬분들의 열성적인 응원이 많이 설렌다"며 "예전에는 '현희야 네가 나가면 경기에서 이긴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롯데에서도 그 소리를 듣고 싶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한현희는 "아버지와 통화를 했는데, 울컥울컥하시는 것 같았다.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며 "키움 팬들에게는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하지만 키움은 이제 적으로 만나게 됐다. 키움과 경기를 할 때면 더 열심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한현희, 키움 히어로즈 시절 한현희.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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