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이번 오프시즌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유강남과 노진혁, 한현희를 환영하기 위해 입단식을 찾은 '믿을맨' 구승민이 봉변(?)을 당했다.
롯데는 19일 오전 11시 부산 롯데호텔부산 41층 사파이어룸에서 유강남과 노진혁, 한현희의 입단식을 개최했다.
롯데지주는 자회사 롯데 자이언츠에게 2023시즌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지난 겨울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롯데지주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90억원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 속에 롯데는 올 겨울 '광폭행보'를 선보였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안경에이스'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원(연봉 70억원, 옵션 20억원)의 연장계약을 맺으며, 투자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11월 4년 총액 8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34억원, 옵션 6억원)의 계약을 통해 유강남을 영입하며,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손꼽혔던 안방을 보강했다.
거침이 없는 행보는 이어졌다. 롯데는 이틀 후 노진혁과 4년, 총액 50억원(계약금 22억원, 연봉 24억원, 옵션 4억원)의 계약을 맺었고, 지난 17일 3+1년, 총액 40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보장 15억원, 옵션 22억원)에 한현희까지 영입했다. 이번 겨울 롯데는 FA 선수들에게만 무려 170억원을 사용했다.
이날 입단식에는 성민규 단장과 박현우 부단장, 박흥식 수석코치, 그리고 선수단 대표로는 '투수조 조장' 구승민과 '캡틴' 안치홍이 참석해 유강남과 노진혁, 한현희를 반겼다. 구승민과 안치홍은 뉴페이스들에게 꽃다발을 건넸고, 새롭게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이들은 미소로 화답했다.
입단식은 '웃음'으로 가득했다. 큰 계약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은 기쁨이 화려한 '입담'으로 빛났다. 공교롭게도 이날 타깃(?)은 구승민이었다. 유강남과 구승민, 한현희는 '그동안 롯데를 상대할 때 껄끄러웠던 선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노진혁이 같은 팀이 돼 아쉬운 선수로 구승민을 꼽았다.
구승민은 지난 2013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52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고, 통산 315경기에서 21승 21패 8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인 롯데의 '믿을맨'이다. 하지만 노진혁과의 통산 맞대결에서는 1피홈런 타율 0.333(9타수 3안타)로 썩 좋지 않았다.노진혁은 "댄 스트레일리가 힘들었는데, 너무 다행이다. 그리고 한현희의 공을 못 쳤는데, 롯데에 함께 오게 돼 너무 좋다. 하지만 구승민의 볼을 치지 못해서 아쉽다"고 답하며 입단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유강남은 구승민과 같은 팀이 된 것을 기뻐했다. 유강남은 구승민을 상대로 8타수 무안타로 매우 약했다. 그나마 출루에 성공한 것도 몸에 맞는 볼이 유일했다. 유강남은 "나는 (구)승민이 형의 공을 잘 치지 못했다. 유독 내게 포크볼을 많이 던지더라"고 웃었다.
반면 한현희는 노진혁에게는 아쉬움, 유강남에게는 기쁨을 드러냈다. 노진혁은 한현희에게 7타수 1안타 타율 0.143로 고전, 유강남은 15타수 6안타 타율 0.400으로 강했다. 한현희는 "(노)진혁이 형과 같은 팀이 돼서 아쉽다. 반대로 내 볼을 잘 치는 (유)강남이 형이 와서 좋다"고 말했다.
입단식이 끝난 뒤의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구승민은 입단식이 끝난 뒤 노진혁을 향해 "내 이름을 꺼내면 어떡하냐"라고 농담을 건넸고, 노진혁은 "네 이름이 나온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구승민은 "그동안 '진혁이 형에게는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진혁이 형에게 안타를 맞으면, 다른 선수들에 비해 타격이 더 컸다"며 "대학생 시절 내가 3구 삼진을 잡은 경험이 있는데 '어떻게 직구만 던지느냐'고 핀잔을 주더라. 그때부터 악연이 시작됐다. 삼진을 잡으면 좋고, 맞으면 잠이 잘 오지 않았다"면서도 "상무에서 수비 범위도 넓었고, 편안하게 해줬던 형"이라고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을 기뻐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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