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공격수'로 불렸던 외인...39세에도 펄펄 날아다닐 수 있는 이유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우리카드 리버맨 아가메즈는 한때 '세계 3대 공격수'라 불리며 코트를 지배했던 선수다.

지난 2013년 아가메즈가 V리그에서 뛴다고 했을 때는 모두들 깜짝 놀랐다. 전성기 시절 그는 2009년 유럽 CEV컵 MVP, 2011-12시즌 유럽 챌린지컵 MVP, 2012-2013 터키리그 MVP 등 유럽무대에서도 인정받는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2013-2014시즌 현대캐피탈, 2018-2019시즌 우리카드에서 뛸 때도 그의 능력은 출중했다. 2018-2019시즌에는 우리카드를 창단 첫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이름값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만큼의 폭발력은 없다. 아가메즈는 1985년 생으로 한국 나이로 39세다. 베테랑이 되면서 207cm의 큰 키에서 360cm에 달하는 높은 타점을 앞세워 스파이크를 내려 꽂던 모습은 사라졌지만 능글맞게 공을 컨트롤하며 승부처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4라운드 OK금융그룹과의 홈경기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초반 그의 공격은 번번이 블로킹에 막히거나 수비가 되면서 부진했다. 공격 성공률이 20%대까지 떨이지기도 했다. 하지만 승부처 5세트에 들어가니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서브에이스와 블로킹을 포함 23점을 기록하며 세트스코어 3-2(24-26 25-22 20-25 25-21 15-8) 역전승을 이끌었다.

부진하던 아가메즈가 살아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가족의 응원이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사랑하는 부인과 아들, 딸이 함께 했다. 부인은 남편이 득점에 성공해 응원가가 나오면 춤을 추며 응원했고 아이들은 박수치며 함께 기뻐했다. 아가메즈도 작전 타임 때 나 세트가 끝난 뒤 코트를 바꿀 때면 항상 가족들을 보며 손을 흔들며 웃었다.

사실 아가메즈의 가족 사랑은 경기 전부터 이어진다. 아가메즈는 경기 전 잠깐이라도 관중석에 올라가 가족들과 스킨십을 한다. 사랑하는 부인의 키스를 받으며 응원받고 아이들의 재롱에 힘을 얻는다. 경기 후에도 아이들은 코트로 내려와 가장 먼저 아빠 아가메즈에게 달려간다. 아가메즈는 아이들과 코트를 뒹굴며 장난치며 행복해한다.

어느덧 30대 후반이 된 아가메즈는 젊었을 때보다 운동능력이 떨어진 건 맞지만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코트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베테랑이 된 아가메즈는 꿈이 있다. 해외리그에서 우승을 해봤지만 한국에서만 우승을 해보지 못했기에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게 아가메즈의 꿈이다.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아가메즈.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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