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승' 레전드 눈에 든 1차 유망주…롯데는 윤성빈을 포기하지 않았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롯데 자이언츠는 27일 2023시즌 스프링캠프 일정과 멤버를 발표했다. 롯데는 내달 1일부터 괌을 시작으로 일본 이시가키, 오키나와까지 총 35일간 본격 담금질에 나선다. 이번 롯데의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2023시즌 신인도, FA(자유계약선수) 등으로 새롭게 합류한 선수도 아니다. 바로 '아픈 손가락' 윤성빈이다.

윤성빈은 지난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부산고 시절부터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뿌리던 윤성빈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의 들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 윤성빈은 큰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키 197cm의 좋은 하드웨어와 빠른 공은 분명 매력적인 요소다. 하지만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는 강한 어깨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구의 뒷받침이 없다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 윤성빈의 경우가 이에 해당됐다. 윤성빈은 2018년 1군 무대에서 18경기에 나섰으나, 2승 5패 평균자책점 6.3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리고 이듬해 1군 등판은 1경기에 머물렀다.

윤성빈의 재능을 활용하기 위해 롯데가 애를 쓰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롯데는 2019년 시즌이 진행되던 중 이례적으로 윤성빈을 일본프로야구 치바롯데 마린스에 연수를 보냈다. 그리고 미국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만의 메커니즘을 찾을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윤성빈은 아직까지 잠재력에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윤성빈은 지난 2021년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785일 만의 복귀전을 가졌다. 당시 윤성빈은 최고 152km를 마크하는 등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으나, 추가 등판 기회는 제공되지 않았다. 결국 윤성빈은 시즌이 끝난 뒤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대를 택했다. 하지만 군 복무도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윤성빈은 지난해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훈련소에서 퇴소하게 됐다. 다시 신체검사를 받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그 기간 동안 윤성빈은 2군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16경기에서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9.74에 머물렀고, 현재까지도 재입대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윤성빈이 오랜만에 1군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가 군 문제로 인해 활용에 제한이 있는 윤성빈을 1군 캠프 명단에 포함시킨 이유는 2022시즌이 끝난 뒤 투수코치로 합류한 배영수 코치의 요청이 있었던 까닭이다. 롯데 관계자는 "배영수 코치가 '윤성빈을 캠프에서 보고 싶다'고 해서, 이번 명단에 넣게 됐다"고 말했다.

배영수 코치가 롯데에 합류한지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짧은 시간 동안 배영수 코치의 조언을 받은 윤성빈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 관계자는 "마무리캠프 때 윤성빈이 배영수 코치의 말을 잘 따랐고, 당시 윤성빈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배영수 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추천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윤성빈이 언제 군 복무를 이행하게 될지 불명확한 상황 속 2023시즌 그를 1군 무대에서 활용하지 못하더라도 롯데가 윤성빈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 KBO리그 통산 '138승'을 수확한 배영수 코치의 지도를 받은 윤성빈이 뒤늦게나마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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