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빅클럽'의 관심을 받은 韓 선수가 있었던가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레알 마드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리버풀·유벤투스·파리 생제르맹.

이 구단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유럽 5대 리그를 대표하는 빅클럽. 다른 하나는 김민재(나폴리) 영입에 관심을 표현한 구단들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럽 구단 중에서도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클럽들이 김민재를 원하고 있는 일이다. 스페인 최고 명가 레알 마드리드를 시작해, 잉글랜드 양대 산맥 맨유와 리버풀, 이탈리아 최고 명가 유벤투스, 그리고 리오넬 메시와 킬리안 음바페가 함께 뛰고 있는 프랑스의 상징 파리 생제르맹이다.

한국 축구 역사에서 한국 선수가 이토록 빅클럽의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던가.

냉정히 따져보면 없다. 김민재가 최초다. 손흥민이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나오기는 했지만, 김민재처럼 이렇게 많은 빅클럽의 동시 구애는 없었다. 그 외 다른 선수들은 빅클럽의 시선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김민재가 만들어낸 효과다. 올 시즌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에서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짧은 시간 안에 세리에A에 적응했고, 또 짧은 시간 안에 세리에A 정상급 수비수로 거듭났다.

김민재가 버틴 나폴리는 리그 1위를 질주하는 돌풍을 일으켰고, 우승이 거의 확정적인 상황이다. 유럽이 나폴리를 주목했고, 나폴리를 주목하다보면 김민재가 보일 수밖에 없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활약은 김민재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많은 빅클럽들의 러브콜이 이어지자 나폴리는 김민재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나폴리는 1800만 파운드(275억원)를 지불하고 데려온 김민재를 바이아웃 6500만 파운드(994억원)에 묶어 놓으려 애쓰고 있는 중이다. 이것도 부족하다. 현지 언론들은 김민재가 곧 꿈의 1억 유로(1343억원)의 몸값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국의 많은 축구팬들 역시 김민재의 빅클럽 입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이적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기는 오는 여름이다. 김민재 앞에 빅리그 우승 프리미엄이 붙어있을 것이 확실하다.

앞서 언급된 클럽 중 하나라도 입성을 한다면, 김민재는 한국 축구 역사상 두 번째 빅클럽 선수가 된다. 한국 축구에서 수많은 선수들이 유럽 입성에는 성공했지만, 빅크럽에 입단해 활약한 선수는 냉정하게 따져 단 한 명이다. 바로 맨유 '두 개의 심장'으로 불렸던 박지성이다.

지금 맨유도 강호지만 당시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등이 뛰었던 세계 최강의 팀이었다. 박지성의 영향력은 곧 한국 축구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김민재가 박지성에 이어 두 번째 빅클럽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또 김민재는 박지성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12년 만에 빅리그 우승컵을 들 수 있는 기회 앞에 섰다. 박지성이 호날두와 뛰었던 것처럼 김민재 역시 메시와 뛸 기회가 주어질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김민재 '돌풍'이다. 이 돌풍은 올해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를 가진 한국 축구는 그만큼 자긍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맨유의 박지성이 그랬던 것처럼.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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