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3루수의 비극…충격의 93% 증발, 삼성왕조 영광은 어디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NC 박석민에겐 비극이다.

NC는 지난 27일 2023시즌 연봉계약을 완료, 공식 발표했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박석민(38)이다. 2022시즌 연봉 7억원에서 무려 6억5000만원이 깎인 5000만원에 2023시즌 연봉계약을 마쳤다. 무려 93% 삭감.

NC는 2020년 통합우승 이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억대연봉자가 단 6명에 불과하다. 특히 박석민으로선 할 말이 없다. 2020시즌 123경기서 타율 0.306 14홈런 63타점 OPS 0.902로 괜찮았다. 그러나 2021시즌 59경기서 타율 0.257 10홈런 41타점 OPS 0.841, 2022시즌 16경기서 타율 0.149 2타점 3득점 OPS 0.409.

박석민은 2019-2020 FA 시장에서 NC와 3년 47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누가 보더라도 이 계약은 ‘폭망’이다. 지난 2년간 생산력이 너무 안 나왔다. 2021년 코로나19 술판 파동과 페널티 이후 부진과 잔부상이 겹치며 급격히 추락한 건 사실이었다. 연봉 6억5000만원, 93%이 증발한 건 당연했다.

업계에 따르면, 박석민은 재기하겠다는 의욕이 남다르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더 이상 실적이 안 나오면 은퇴라는 단어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필리핀 개인훈련 중이라 지난 16일 신년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강인권 감독은 올 시즌 주전 3루수로 박석민을 지목했다. 노진혁(롯데), 박준영(두산) 등 3루수 자원들의 이탈로 박석민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도태훈 등도 있지만, 강 감독은 일단 베테랑에게 우선권을 줬다.

현실적으로 올 시즌 박석민이 삼성왕조 시절의 운동능력과 파괴력을 회복하긴 어렵다. 강 감독 역시 알고 있다. 그러나 강 감독은 신년회서 박석민이 재기할 것이라고 믿었다. 베테랑이 야구도 잘 하고, 덕아웃 중심을 잡을 때 팀이 탄력을 받는 걸 모를 리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빠져나간 전력이 있는 NC로선 박석민을 통해 팀 케미스트리를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박석민은 삼성왕조 출신이며, NC에서만 무려 두 차례에 걸쳐 FA 13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FA 재벌 11위다. 과거의 화려한 영광은 사라졌고, 밑바닥에서 다시 가치를 끌어올리느냐 마느냐의 싸움. 2022시즌의 박병호(KT), 노경은(SSG)의 바통을 2023년 박석민이 잇지 말라는 법이 없다. 건강하기만 하면 기본적인 야구센스는 충만한 베테랑이다.

[박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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