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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타니와 우리는 신뢰관계가 있다"
페리 미나시안 LA 에인절스 단장은 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미나시안 단장은 2023시즌이 종료된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오타니 쇼헤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부터 오타니는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투수와 타자로 모두 활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빅리그 구단들은 물론 팬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입성 직후 부상 등으로 인해 '이도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2021시즌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오타니는 마운드에서 23경기(130⅓이닝)에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타석에서 155경기에 나서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 타율 0.257 OPS 0.965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도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오타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경쟁에서 승리, '만장일치' 아메리칸리그 MVP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이는 반짝에 그치지 않았다. 오타니는 지난해 투수로 28경기(166이닝)에 나서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역투, 마운드에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타자로는 2021시즌에 비해 지표가 하락했으나, 157경기에서 160안타 34홈런 95타점 90득점 11도루 타율 0.273 OPS 0.875로 메이저리그 상위권에 속하는 활약을 펼쳤다.
메이저리그 무대는 단 한 개의 포지션으로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오타니처럼 투·타 모두 메이저리그 최상위권 실력을 보유한 선수라면,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아직 FA 자격을 얻지 않은 가운데 오타니의 예상 몸값이 5억 달러(약 6255억원)로 측정되는 이유다. 5억 달러는 전 세계 모든 프로 스포츠에서도 탄생하지 않은 전인미답의 계약규모다.
그만큼 관심도 뜨겁다. 오타니는 벌써부터 LA 다저스를 비롯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게다가 '억만장자' 스티브 코헨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뉴욕 메츠 또한 오타니의 영입전에 참전할 가능성이 높은 유력한 행선지로 손꼽히고 있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더 많은 구단이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물론 에인절스도 오타니와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 구단이다. 하지만 에인절스 팬들은 오타니의 잔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지난해 구단 매각을 결정했던 것을 최근 전격 철회했기 때문이다. 에인절스가 투자에 인색한 구단은 아니지만, 오타니를 잡을 수 있을 만큼의 자금력을 보유한 구단은 아니다.
게다가 돈이 있다고 하더라도, 오타니가 에인절스의 잔류를 택할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이후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까닭이다. 오타니는 앞서 수차례 가을야구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바 있다. 냉정하게 에인절스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미나시안 단장이 입을 열었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미나시안 단장은 '오타니와 재계약을 맺게 된다면, 상당한 돈이 필요하다'는 말에 "우리는 오타니가 너무 좋다. 이 팀의 모든 사람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 오래 있어줬으면 좋겠다"며 "항상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협상 과정 등에 대해 말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미나시안 단장은 의외로 '쩐의 전쟁'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팀의 연봉 총액은 메이저리그 톱10에 해당된다. 이는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기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며 "오타니와 우리는 신뢰관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타니는 우리 팀에서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미나시안 단장은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두 번의 계약에 합의했다.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서로 경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 관계는 훌륭하다. 애리조나에서 훈련 중인 오타니와 자주 연락했고, 며칠 전에도 대화를 나눴다"고 돈독한 관계임을 밝히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그가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 전 세계에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현 시점에서의 전망은 팩트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모든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과연 오타니가 내년에도 에인절스의 유니폼을 입을지, 다른 구단에 새둥지를 틀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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