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과 관련, 민주당은 21일 의원총회를 열어 대응 방침을 논의했다. 이견이 분출될 거란 당초 전망과 달리 비명계 의원도 부결을 주장했다. 사실상 단일대오에 자신감을 갖게 된 민주당 지도부는 표결을 자율투표에 맡기기로 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이날 국회로 송부됐고 오는 27일 본회의 표결 예정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총 후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정부의 체포동의안 제출이 매우 부당하다는 점을 총의로 분명히 확인했다. 당론 채택 여부는 논의조차 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은 이 대표 신상 발언으로 시작했다. 이 대표는 “대선이 끝나고 나서 특수부 수사가 들어올 거라곤 예상했지만 이렇게 없는 죄를 만들 줄은 몰랐다. 성남시 일을 하면서 어떤 부정행위도 없었다는 것이 다시 한번 영장에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대선 패배의 업보다. 당 대표로서 의원님들에게 마음의 빚을 갖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대표가 자리를 뜬 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친문재인계 전재수 의원은 “의심의 여지 없이 부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두 번째 발언에 나선 설훈 의원은 이 대표와 오찬을 함께한 사실을 전하며 “부결하고 나면 이 대표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다만 그 ‘행동’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복수의 의원들은 “이 대표와 설 의원 사이에 구체적인 이야기가 확실하게 오간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설 의원은 이어 “모두가 이견 없이 확실히 부결시키자”고 말했다. 설 의원은 지난해 이 대표 구속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전당대회 출마를 만류했던 대표적 비명계다. 민주당 한 의원은 “설 의원 발언으로 체포안 찬반 토론이 무의미해지면서 토론이 싱겁게 종료됐다”고 전했다.
다만 비명계 일각에선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보내기 위해서라도 무효표를 만들거나 기권해서 이견을 드러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부결이 큰 흐름이지만 박빙 부결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결돼도 ‘방탄 정당’이란 꼬리표는 당 지지율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당 지도부는 의총에서 의원들에게 ‘최근 당 지지율 하락은 진보층 과소 표집과 보수층 과대 표집으로 인한 것’이라고 적힌 자료를 나눠줬다.
국민의힘은 “유무죄 판단은 동료 의원이 아닌, 사법부의 영역”이라며 민주당의 부결 추진을 비판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구속영장 청구가 부당하면 법원에서 증명하고 판단 받으면 된다. 민주당은 ‘이재명 방탄’ 늪에서 벗어나 일하는 국회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여야는 3월 임시국회 개회를 두고도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국회법 절차에 따라 (3월) 국회를 열어 산적한 민생 경제 관련 입법 처리는 물론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 추진 등 현안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3월 1일부터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면 그건 명백히 (이 대표) 방탄이라는 것을 스스로 선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임시국회를 (다음달) 6일이나 13일부터 열고 그사이에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회기 중에는 현행범이 아닌 경우 국회의원은 국회 동의없이 체포나 구금되지 않는 불체포 특권이 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