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구속은 더 지켜봐야 한다.”
공이 조금 더 빠른 유희관의 등장인가. KIA 특급신인 윤영철이 시범경기 첫 등판서 자신의 재능을 선보였다. 16일 시범경기 고척 키움전서 선발 등판, 4이닝 2피안타 7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했다. 투구수는 60개.
윤영철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입단한 왼손 신인투수. 소속팀은 물론이고 지난해 청소년대표팀에서도 주축 투수로 맹활약했다. 패스트볼은 130km대 후반이지만,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신인치고 꽤 안정적으로 구사한다.
볼은 느려도 컨트롤과 커맨드, 경기운영능력이 탈 신인급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서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몬스터즈의 KBO 레전드급 은퇴 타자들을 수 차례 농락했다. 위기서 마운드에 올라와 미소까지 지으며 강한 멘탈까지 선보였다.
충암고 시절 윤영철의 단짝 포수 김동헌(키움)과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대신 윤영철은 키움 간판스타이자 KBO 최고타자 이정후와의 맞대결서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한 차례 범타로 처리하며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이날 키움은 김혜성~이형종~이정후~에디슨 러셀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을 정규시즌 주전라인업으로 구성했다. 윤영철은 이들을 만나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스트라이크 존 외곽을 찌르는 투구를 했다. 타고난 듯했다. 키움 타자들은 낯선 윤영철을 상대로 삼진을 7개나 당했다.
사실 오키나와 연습경기서는 다소 얻어맞기도 했다. 아무래도 구속으로 프로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니 컨트롤과 커맨드가 조금만 평소같지 않아도 난타 당할 수 있다. 때문에 장기적으로 힘을 키워 구속을 올리는 게 숙제다. 다만, 본인은 구속에 관심이 없다며, 자신의 장점을 앞세워 승부를 보겠다는 의사를 투손 캠프에서 드러내기도 했다.
김종국 감독은 “경기운영이 나이답지 않다. 제구가 안정됐고 어린 선수답지 않게 배짱도 좋다. 구속이 더 올라오면 좋을 것 같긴 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맞아봐야 안다. 볼넷을 주면 타자의 장, 단점을 모른다. 구속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실제 윤영철은 이정후가 나와도 도망가지 않고 정면 승부했다. 어떤 타자가 나와도 자신의 공을 던지는 능력만큼은 선배들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어쩌면 120~130km대 패스트볼로 수년간 두산 선발진의 한 축으로 활약한 유희관(최강야구 몬스터즈)의 2.0 버전일지도 모른다. 유희관보다 공이 빠르니 인위적으로 구속을 끌어올리지 않고도 살아남을지도 모르겠다. 흥미로운 선수다.
윤영철은 "공식 경기 첫 등판이라 설레기도 하면서 긴장감도 들었다. 첫 이닝 때는 몸이 약간 떠있는 느낌이었지만 두번째 이닝부터 차분하게 내 공을 던질 수 있었다. 팬분들의 응원이 있어 큰 힘 됐다. 빠른 템포와 포수가 리드하는 쪽으로 투구 하려고 계획했는데 그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삼진을 잡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 주효상 선배가 리드하는대로 공을 던졌는데 생각보다 삼진이 많이 나왔다"라고 했다.
끝으로 윤영철은 "아쉬웠던 점은 주자를 지나치게 의식했던 거 같다. 다음경기에는 주자보다 타자에 더욱 집중하도록 하겠다. 대표팀과의 연습경기 이후 다시 이정후 선배를 만났는데 첫 타석부터 공격적으로 배트가 나와서 솔직히 당황했지만 두번째 타석에서는 땅볼 아웃을 잡아내 기분이 좋았다. 남은 기간 부상없이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윤영철. 사진 = 고척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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