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좋은 역할 맡기를 희망한다.”
두산은 최근 수년간 좋은 성적을 내면서 좋은 유망주 수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굵직한 물건들을 건져왔다. 2년차를 맞이한 좌완 이병헌(20)이 이승엽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하는 두산의 히트상품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병헌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2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왼손 파이어볼러다. 이미 2021년 8월에 토미존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었다. 두산은 철저히 장래성을 보고 뽑았다. 고교 시절엔 150km 초반의 패스트볼을 찍었고, 복귀 후에도 140km대 후반의 패스트볼은 거뜬히 찍는다.
2022시즌 9경기서 평균자책점 3.60으로 프로의 맛을 봤다.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 이병헌을 필승계투조 후보로 놓고 테스트한다. 시범경기 3경기서 2⅔이닝 3탈삼진 1사구 무실점 평균자책점 제로. 상당히 좋은 페이스다.
물론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완전히 다르다.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자질과 장래성이 너무 매력적인 건 사실이다. 일단 올 시즌에는 필승조로 경험을 쌓게 하고, 장기적으로 선발진 한 축을 맡기는 시나리오가 유력해 보인다.
18일 광주 KIA전서는 8회 1사 1,2루 위기서 등판했다. 이 감독이 일부러 스코어링포지션에 올려 테스트를 하려는 의도가 명확했다. 필승조 자질을 살펴보기 위한 목적. 이병헌은 스프링캠프부터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던 김규성을 3구 삼진으로 처리했고, 한승택도 공 2개로 3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140km대 후반을 찍는 패스트볼은 기온이 더 올라가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수술을 받은지 2년이 다 돼 가니, 구위는 더 올라올 것이다.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확실한 변화구를 1개만 갖춰도 당장 필승조 활용은 무리 없어 보인다. 우완이 많은 두산 필승조의 짜임새를 높일 선수다.
이승엽 감독은 18일 KIA전을 앞두고 “이병헌을 올해 중간에서 활용할 생각이다. 요즘 좌타자가 많은 추세이니, 좌투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해 1군 무대를 조금 경험했다. 프로에서 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을 것이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감을 많이 심어줬다”라고 했다.
또한, 이 감독은 “스스로 책임감을 잘 인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 이병헌이 팀에서 좋은 역할을 맡기를 희망한다. 결국 경쟁에서 이기는 건 본인의 몫이다. 항상 본인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잘 생각하길 바란다. 갖고 있는 게 좋으니,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병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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