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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승에 올라가면 구원 등판을 준비하고 싶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오타니 쇼헤이(일본, LA 에인절스)를 더 볼 수 있다고?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애당초 미국, 일본 언론들은 오타니의 투수 등판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1~2라운드까지라고 보도해왔다. LA 에인절스에 돌아가자마자 시범경기에 투수 등판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타니는 외신들과의 인터뷰서 예상을 뒤엎고 22일(이하 한국시각) 결승서 구원등판 하고 싶다고 했다. LA 타임스는 20일 “일본이 준결승서 멕시코를 이기면, 결승서 불펜 투수로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물론 오타니는 “내 몸 상태에 따라 다를 것이다. 지금까지 팀원들은 내 요청을 정말 잘 들어줬다. 내가 하고 있는 것들 중에서 팀원들이 용인해준 게 많다. 이것으로 끝이다. 내 몸 상태를 봐서 결정을 내리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나 오타니가 결승서 구원 등판이 가능하다고 하면,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이 만류할까. 구리야마 감독은 “전략적인 문제도 있고, 몸에 대한 고려도 해야 한다. 지금으로선 말할 수 없다”라고 했다. 하지만, 2009년 대회 이후 14년만에 우승을 노리는 일본이 ‘투수’ 오타니 카드를 아낄 가능성은 극히 낮다.
오타니는 16일 이탈리아와의 8강서 선발 등판, 4⅔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사사구 2실점한 뒤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22일 결승 등판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미국, 일본 언론들은 오타니가 실제로 결승에 마운드에 오르는 것에 대해 에인절스와도 교감을 이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타니가 결승에 마운드에 오를 경우, 흥미로운 매치업이 성사될 수 있다. 투수 오타니와 오타니의 동료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의 투타 맞대결이다. 에인절스에서 한솥밥을 먹는 투 슈퍼스타가 사상 최초로 한 판 승부를 할까.
성사되기만 하면 ‘세기의 맞대결’이다. 트라웃은 12년 4억2650만달러(약 5585억원) 계약을 진행 중이다. 오타니는 2023-2024 FA 시장에서 최소 5억달러(약 6548억원) 계약을 예약했다는 평가다. 즉, 1조원짜리 맞대결인 셈이다.
물론 전제조건이 붙는다. 일본이 21일 준결승서 멕시코를 이겨야 한다. 멕시코는 1라운드 C조서 미국을 이긴 팀이다. 일본으로선 절대 방심할 수 없다. 사사키 로키(치바 롯데 마린스)의 164km 강속구가 메이저리그 사람들에게 제대로 평가 받는 무대이기도 하다. 사사키가 멕시코 타자들을 압도하면 오타니와 트라웃의 맞대결 가능성은 한층 올라간다. 일본은 결승에 올라가면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선발투수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오타니(위), 트라웃과 미국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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