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심적으로 잘 안 되니까 위축돼있다.”
KIA 왼손 거포 유망주 김석환은 지난달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제2의 이승엽이라는 별명은 부담스럽다기보다 영광이다. 그보다 제1의 김석환으로 불리고 싶다”라고 했다. 자신에게 맞는 타격 매커닉, 리듬, 루틴 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작년의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암시했다.
시범경기서는 다소 좋지 않다. 21일 광주 LG전에 결장했다. 20일까지 7경기서 18타수 2안타 타율 0.111 1타점 1득점이다. 2루타 이상의 장타는 하나도 터지지 않았다. 좌익수와 1루수 모두 가능하지만, 현 시점에선 확실한 자신의 자리가 없다. 그런 점에서 시범경기 부진은 썩 좋은 징조는 아니다.
김종국 감독은 “기회를 꾸준히, 계속 많이 받고 있는데 심적으로 안 되니까 위축돼있다. 공을 보는 판단이 빠르지 않나 싶다. 타격코치와도 얘기했다. 우측의 벽이 빨리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 좀 더 벽을 오랫동안 만들어놓고 타격하면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대처하는 능력이 생길 것이고 정타 비율도 높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히팅포인트에서 타격이 이뤄지기 전에 미리 왼 어깨, 다리 등이 열리면서 정확한 스윙이 안 된다는 진단이다. 본인이라고 모를 리 없다. 크게 보면 자신만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고, 자신만의 스윙을 만드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성장통을 제대로 겪는다.
사실 김석환은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서도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10경기서 타율 0.294 4홈런 10타점 5득점 OPS 1.105였다. 호주리그의 수준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도 5경기서 타율 0.300 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좋았다. 결과적으로 해외에서 좋았던 리듬을 국내에서 잃어버린 모양새다.
김석환은 작년 시범경기서 13경기서 타율 0.310 2홈런 10타점 7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타점 2위에 오르며 개막전 좌익수로 자리매김했다. 결국 1개월 천하로 끝나면서 전형적인 ‘용두사미’ 시즌을 보냈다. 반대로 올 시즌에는 시범경기에 좋지 않으니, 정규시즌 들어가서 오히려 페이스가 올라갈 수도 있다. 1군 경험도 작년에 쌓은 상태다.
물론 당장 자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는 게 문제지만, 그렇다고 급하게 생각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KIA는 전략적으로 거포 육성에 신경을 크게 쓰고 있고, 왼손타자 김석환의 존재감은 여전히 크다. 여전히 24세의 젊은 타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김석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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