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2년8개월만이다.
키움 외국인타자 에디슨 러셀은 2020시즌 흑역사를 남기고 떠났다. 당시 65경기서 타율 0.254 2홈런 31타점 22득점 OPS 0.653에 그쳤다. 2016년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주전 유격수였지만, KBO리그에선 그에 걸맞은 명성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러셀이 3년만에 깜짝 컴백했다. 키움은 애당초 야시엘 푸이그의 재계약을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푸이그의 과거 개인사가 터지면서 불발됐고, 플랜B로 러셀만한 카드가 없다고 봤다. 내부적으로 러셀이 지난 3년간 타격 생산력이 향상됐다고 판단한 상태다. 실제 멕시코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남겼다.
러셀은 2월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서 벌크업 된 모습으로 나타나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후 식이요법을 통해 체지방을 줄이는 프로세스를 밟으며 최적의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다. 국내에선 살짝 살이 빠진 모습. 철저한 자기관리로 구단을 안심시키는 듯했다.
그런데 시범경기서 또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23일 고척 삼성전까지 9경기서 21타수 3안타 타율 0.143 1타점 3득점에 그쳤다. 2루타 이상의 장타는 하나도 없었다. 키움으로선 아무리 시범경기라고 해도 신경이 안 쓰일 수 없다.
홍원기 감독은 24일 고척 삼성전을 앞두고 “대전과 창원에서 좋은 타구가 있었다. 기복이 있긴 한데 컨디션이 나쁘지는 않다. 정규시즌서 잘해줄 것이다. 3년만에 돌아오면서 처음 접하는 투수도 있을 것이다. 개막에 맞춰 체중도 조절하고 있다. 몸이 좋아졌고, 3년 전보다 기술적으로 향상됐다”라고 했다.
그런 러셀이 마침내 고척에서 한 방을 터트렸다. 3회 선제 중전적시타에 이어 5회 이호성의 143km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월 투런아치를 그렸다. 시범경기 첫 홈런. 아울러 2020시즌 포함, 자신의 KBO리그 세 번째 홈런이다.
러셀은 2020시즌 당시 2홈런을 쳤는데, 장소가 공교롭게도 대구와 대전이었다. 2020년 7월31일 대구 삼성전서 마수걸이 홈런을 쳤고, 10월11일 대전 한화전서 두 번째 홈런을 쳤다. 잠실구장 다음으로 홈런을 치기 힘든, 대표적 투수친화구장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선 처음으로 터트린 홈런이다.
즉, 2020년 7월 말 KBO리그 입성 후 2년8개월만에 감격의 첫 홈경기 홈런인 셈이다. 여전히 애버리지는 2할대지만, 이날 3타점으로 기분전환을 확실히 했다. 어쨌든 러셀이 작년 푸이그만큼 생산력을 보여줘야 키움 타선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 시간을 충분히 줄 필요도 있지만, 이미 3년 전에 KBO리그를 겪어봤기 때문에 적응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도 곤란하다.
러셀은 “성공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KBO의 모든 투수가 실력이 좋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다. (홈런 타석에서) 두 번째 투구가 노리는 곳으로 들어와 좋은 타구로 만든 것 같다”라고 했다.
러셀은 이날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홈런 세리머니를 했다. 그는 “구단에서 홈런 세레머니를 위해 준비했다고 들었는데 이런 모자 세레머니는 처음이었다. 한국에 들어와서 김태진과 함께 홈런 세레머니도 만들었는데 이번에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시즌을 준비하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그에 따른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러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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