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스타는 없지만…나스타 스쿨은 기지개를 켠다.
KIA 외야수 김호령이 2021-2022 FA 시장에서 나성범의 KIA 입단 전후로 함께 개인훈련을 하며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받았다는 스토리는 유명하다. 당시 김호령은 나성범의 팀 적응을 도왔고, 나성범은 김호령의 타격 고민에 진솔한 얘기를 들려줬다고 한다. 김호령이 자신의 타격을 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끈끈한 듯하다. 지난달 투손 스프링캠프에서도 나성범이 대표팀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밝은 표정으로 함께 훈련하는 모습이 보였다. 같은 외야수이다 보니, 붙어있는 시간이 있을 수 있다. 스프링캠프는, 훈련 외에도 ‘야구 대화’를 통해 서로의 야구를 채워갈 수 있는 시간이다.
WBC가 끝났고, 시범경기가 시작됐다. 나성범은 종아리 통증으로 아직 시범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큰 부상은 아닌데 김종국 감독이 충분히 쉴 시간을 주는 듯하다. 대신 김호령이 중견수로 나가면서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우익수를 맡는 포메이션이 자주 보인다.
김호령의 수비력은 두 말하면 입 아프다. ‘호령존’이란 말이 그냥 있는 게 아니다. 김호령은 지난 19일 광주 두산전, 7회초 2사 1,2루서 대타로 등장한 양의지의 빗맞은 타구를 기 막히게 걷어냈다. 양의지의 장타를 의식, 애당초 깊숙하게 위치를 잡았으나 빗맞은 타구 음만 듣고도 동물적 감각으로 뛰어나와 정확한 타이밍에 슬라이딩 캐치를 했다.
그런 김호령의 오랜 고민은 역시 타격이다. 2015년에 데뷔, 1군 통산 530경기서 타율 0.245 19홈런 112타점 207득점했다. 빠른 발과 노련한 타구판단능력에 기반한 수비력에 빼어난 주루 센스를 가졌으나 딱 하나 부족한 게 타격이다.
그래도 작년에 54경기서 타율 0.273으로 생애 최고 수치를 찍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는 5경기서 20타수 6안타 타율 0.300 3타점 3득점 2도루에 OPS 0.733. 시범경기서도 24일 광주 SSG전 2안타를 포함해 9경기서 27타수 8안타 타율 0.296 2타점 2득점 2도루. 아주 빼어난 건 아니지만 무시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니다.
KIA는 현재 좌익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6월에는 타격이 빼어난 최원준도 전역한다. 김호령이 시범경기서는 나성범의 부재로 많은 기회를 잡지만, 정규시즌서 꾸준히 타석에 들어서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측면 때문에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는 게 어려운 점도 있다.
어쨌든 김호령으로선 올해도 주어진 상황서 최대한 좋은 타격을 하면 자신의 가치도 오르고 팀에도 더 많은 보탬이 될 것이다. 작년에도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김광현(SSG)의 투구에 코뼈를 맞고 1개월간 쉰 사이 공수에서 제 몫을 해냈다. 더 이상 수비와 주루에 대해선 언급할 필요가 없고, 올해 김호령이 얼마나 애버리지를 더 올릴 것인지도 은근한 관심사다. KIA에 김호령만큼 개성 있는 야수도 드물다. 1군에 없으면 허전한 선수다.
[김호령.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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