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카드까지 썼다'... 삼성 만난 이승엽 감독, 첫 친정팀 상대 어땠나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이승엽 두산 감독은 시범경기이긴 하나 처음으로 친정팀 삼성으로 적으로 만났다.

두산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과 시범경기서 3-5로 졌다.

이날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삼성과 맞대결에 하는 것에 대해 "크게 감흥은 없다. 상대팀 중 하나다"면서 "두산이 어떻게 상대를 이길지 고민할 뿐 현역 때 소속팀을 만난다고 해서 신경을 쓰진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행동은 아니었다. 최대한 3루 더그아웃과 떨어진 외야 쪽에서 두산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이 감독은 "(삼성 선수들이 인사오는 걸) 일부러 피해 있었다"며 "경기 전에는 당연히 괜찮겠지만 그래도 상대팀이니 가깝게 하는게 이상하다"고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오늘 뷰캐넌, 내일 수아레스가 나온다고 하더라. 상대 에이스들을 상대로 얼만큼 대응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짚었다.

오후 1시 경기가 시작됐다. 경기 초반부터 야수들의 호수비 퍼레이드로 이승엽 감독을 웃게 했다.

1회초 1사에서 피렐라가 친 짧은 타구를 중견수 정수빈 다이빙캐치로 잡아냈다.

2회에는 캡틴 허경민이 펄펄 날았다. 첫 타자 강민호를 잡아냈다. 까다로운 바운드의 타구가 왔고, 침착하게 글러브를 대 잡아냈다. 그리고 송구까지 완벽했다.

두 번째 아웃카운트도 허경민이 만들어냈다. 강한울 친 빠른 타구를 직선타로 처리하는 듯 했다. 하지만 공은 글러브에 맞고 빠져나왔다. 허경민의 리커버리가 빨랐다. 공을 주워 무릎을 꿇은 채 1루로 빠르게 송구했다. 결과는 아웃이었다.

허경민의 호수비 속에 선발 박신지는 2회를 깔끔하게 마쳤다.

그러나 두산의 타선이 삼성 선발 뷰캐넌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의 우려대로였다.

1회 상대 실책과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강승호가 병살타로 물러났고, 양석환은 삼진을 당하면서 무득점에 묶였다.

3회말엔 1사에서 정수빈이 내야 안타로 출루했으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4회도 마찬가지였다. 선두타자 김재환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으나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5회엔 1사에서 또 한 번 정수빈이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으나 로하스 뜬공, 강승호 삼진으로 무위에 그쳤다.

타선이 침묵하는 사이 마운드의 실점이 나왔다.

3회에는 이성규에게 선제 투런포를 맞았고, 4회엔 김태군에게 2타점 3루타를 허용하며 0-4로 쫓겼다. 그리고 7회 일격을 당했다. 2사에서 팀의 네 번째 투수로 올라온 김명신이 공민규와 윤정빈에게 연속 2루타를 헌납해 추가 실점했다.

이승엽 감독에게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경기였다.

그래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두산은 7회가 되어서야 반격했다. 1사 1, 3루에서 정수빈의 2타점 적시타가 나왔다. 로하스의 내야 안타에 이어 강승호가 적시타를 쳐 3점을 따라갔다.

이승엽 감독도 끝까지 추격 의지를 놓치 않았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타자 양찬열이 2루타로 출루하자 4번 타순에 대타로 양의지를 내보냈다. 1루 측 관중석이 들썩였다. 아쉽게 양의지가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양석환도 물고 늘어졌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그러자 이승엽 감독은 다시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안승한 타석에서 김대한을 기용했다. 김대한은 벤치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호수비로 좋은 출발을 알렸지만 상대 에이스를 공략하는 데 실패하면서 이승엽 감독의 첫 친정팀 맞대결은 패배로 끝이 났다.

정수빈이 상대 실책 포함 3안타 2타점 1득점 '4출루', 로하스와 신성현의 멀티히트로 활약했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 사진=마이데일리DB]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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