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친스키의 길을 따라가나…’ERA 0.77’ 완벽 쇼케이스, NC에 보물이 왔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드류 루친스키(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길을 따라가나.

NC가 루친스키의 후임으로 뽑은 외국인투수마저 또 한번 메이저리그에 역수출하게 될까. 페넌트레이스에 정식으로 데뷔하지도 않았지만, 시범경기 퍼포먼스가 압도적이다. 왜 신규 외국인선수에게 줄 수 있는 최다금액(100만달러)을 꽉 채웠는지 알 수 있다.

에릭 페디는 25일 시범경기 광주 KIA전서 5⅔이닝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했다. 이번 시범경기 3경기서 12⅔이닝 7피안타 12탈삼진 2볼넷 1실점 평균자책점 0.77. 15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에 커터, 투심, 슬러브, 체인지업의 조합이다. 커맨드까지 갖췄다.

지난 2년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133⅓이닝, 127이닝을 각각 소화했다. 잔부상이 있었다. 성적은 2021년 29경기서 7승9패 평균자책점 5.47. 2022시즌 27경기서 6승13패 평균자책점 5.81. NC는 메이저리그 5선발을 뽑았다. 관심을 가진 국내 타 구단들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페디는 프로 초창기에 토미 존 수술로 재활하기도 했다. 건강이 리스크라는 시선이 있지만, NC는 현 시점에서 문제없다고 판단하고 영입했다. 건강하기만 하면 루친스키가 보여줬던 강력함을 보여줄 수 있다는 계산을 내린 상태다.

시범경기라서 타자들도 100% 컨디션이 아니다. 그럼에도 페디의 투구는 확실히 날카로웠다. 정규시즌 개막 1주일을 앞두고 구위와 구속도 많이 끌어올린 모습. 현 시점에서 내달 1일 삼성과의 개막전 선발등판을 사실상 확정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슬러브다. 페디는 투손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슬러브를 연습해왔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중간 개념의 구종이다. 슬라이더보다 느린데 커브보다 빠르며, 슬라이더보다 각이 큰 커브라는 게 투손 캠프 당시 페디의 설명이었다. 그는 “2스트라이크 이후 커브 하나로는 힘들다. 많이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던지려고 한다”라고 했다. 위닝샷에 다양성을 추가한다는 의미다.

메이저리그에서 5선발로 뛰었음에도 투구 완성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KBO리그 타자들에게 슬러브는 낯선 구종이다. 이 구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지 지켜봐야 한다. 투손에서 페디의 공을 받았던 포수 박대온은 “공의 무브먼트가 심해 잡기 어려울 정도였다”라고 했다.

NC는 토종에이스 구창모가 WBC에 이어 시범경기서도 페이스가 썩 좋지 않다. 정상궤도에 올라오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페디가 시즌 초반에 좀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30살의 페디로선 NC에서 잘해서 메이저리그에 화려하게 복귀하는 꿈을 꿀 것이다.

[페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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