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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나쁘게 말하면 오만해졌다. 좋게 말하면…"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들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사사키는 고교시절부터 시속 16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뿌리며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프로 입단 이후 치바롯데 마린스의 철저한 관리 속에 데뷔전이 늦춰지는 등 이렇다 할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달랐다. 사사키는 지난시즌 초반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는 최연소 기록이었으며, 완봉 또는 완투 경험이 없는 투수들 중에는 최초였다. 그리고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13타자 연속 탈삼진이라는 비공인 세계 기록까지 작성했다.
이 같은 활약은 우연이 아니었다. 사사키는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다음 경기에서도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당시 사사키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2경기 연속 퍼펙트게임을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지난해 20경기에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의 우수한 성적을 남겼다. 그 결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승선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사키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사사키는 WBC에서 앞선 평가전에서 최고 165km의 빠른볼을 뿌리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보유하고 있던 일본인 최고 구속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B조 조별리그 체코전에서 3⅔이닝 동안 8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다.
사사키는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포진한 멕시코와 4강전에서는 64명의 스카우트 앞에서 4이닝 동안 3실점(3자책)으로 조금은 아쉬운 결과를 남겼지만, 메이저리그 '레전드' 존 스몰츠와 제이크 피비 등으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피비는 "사사키는 조만간 메이저리그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극찬을 쏟아내기도 했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일본 WBC 대표팀에서 투수 코치 역할을 맡았고, 현재는 사사키가 소속된 치바롯데 마린스의 감독인 요시이 마사토 감독은 28일(한국시각) WBC 일정을 모두 마치고 복귀한 사사키가 이전과 달라졌다고 말했다. 사령탑은 "나쁘게 말하면 오만해졌다"고 일침(?)을 날렸다.
그는 "세계적인 대회를 경험하면서 여러 가치관이 바뀐 것 같다"며 "나쁘게 말하면 조금 거만해져서 좋다고 생각한다. 좋은 의미로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사령탑은 '대담하는 말인가'라는 질문에 "음, 오만하네요. 메이저리거들은 모두 오만하다"고 덧붙였다. 요시이 감독이 말한 '오만'은 결코 나쁜 뜻이 아니었다. 그만큼 자신감이 충만해졌다는 의미.
요시이 감독은 사사키가 등판했던 멕시코전을 돌아보며 "3실점 정도는 각오하고 마운드에 올려놨었다. 하지만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거기서 실투가 나왔다"며 "흐름이 좋지 않아서 실투가 나올 것 같았는데, 그걸 마무리한 멕시코 타자가 잘했다. 마운드를 방문할까 했는데, 그러지 않아도 스스로 이견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WBC 일정을 마치고 치바롯데에 복귀한 사사키는 정규시즌 개막전이 아닌, 홈 개막전에 맞춰 등판을 준비할 예정이다. 요시이 감독은 "미국과 비교하면 (일본은) 습도가 있지만, 오늘 피칭을 보니 괜찮더라"며 "순탄하게 준비된다면, 홈 개막전 등판이 될 것이다. 본인의 몸 상태가 중요한데,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WBC 대표팀 시절 사사키 로키.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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