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타니는 우승하기를 희망했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지난 21일(한국시각) 미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맞대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뒤 마운드에 올라 9회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3-2로 근소하게 앞선 9회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오타니는 9회초 선두타자 제프 맥닐을 상대로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지만, 후속타자 제프 맥닐을 병사타로 돌려세우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가장 압권의 장면은 9회초 2사 후의 장면이었다. 당시 오타니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간판타자' 마이크 트라웃과 맞대결을 펼쳤고, 삼진을 솎아내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일본 대표팀의 역대 세 번째 WBC 우승 타이틀을 확정짓는 순간. 오타니는 트라웃을 삼진 처리한 뒤 글러브와 모자를 집어던지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오타니가 9회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는 많은 스토리가 숨어 있었다.
당초 오타니는 LA 에인절스로부터 선발 투수와 타석에 나서며 '이도류' 활약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는 허락받았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는 것은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그러나 우승을 갈망했던 오타니는 페리 미나시안 단장에게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풀카운트'는 "오타니가 미국과 결승전에서 마무리 투수를 맡기까지의 뒷 이야기가 있었다"며 "일본 대표팀에서 이도류 출전에 대해서 에인절스는 선발투수와 지명타자로 기용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일본 대표팀이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오타니로부터 전화가 울렸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나시안 단장은 미국전에 앞서 오타니로부터 '영상 통화'가 걸려왔다. 오타니는 영상 통화를 통해 마무리 투수로의 등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미나시안 단장은 "그것이 하고싶은 것으로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면 뒷받침을 하겠다"며 "네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응원하는 첫 번째 사람이 되겠다"고 오타니의 마무리 등판을 지지했다.
미나시안 단장은 "오타니는 이번 WBC에서 미국 타선과 맞붙기를 원했고, 우승하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그를 실현시켰다"며 "선수에게는 수명이 있다. 경험하고 싶은 것을 경험할 권리가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WBC (결승) 무대에 서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많다. 파블로 산도발이 그 무대를 경험하고, 디트머스는 TV로 관전했다. 어떠한 선수도 WBC 무대에서 뛰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와 트라웃의 맞대결은 미나시안 단장에게도 꽤 인상적인 장면이었던 모양새. 미나시안 단장은 "야구계에서도 멋진 일이었다. 10타석을 더 보고 싶었다"며 "(우리) 팀에 소속된 선수들이 멋진 활약을 펼쳐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당초 이탈리아전(8강)을 끝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않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승을 위해 미나시안 단장에게 허락을 구했고, 경기를 매듭지으며 일본 대표팀의 역대 세 번째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친 오타니는 WBC 'MVP'로 선정되며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는데 성공했다.
[일본 WBC 대표팀 시절 오타니 쇼헤이.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