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대표작='리바운드'될 거라고"…장항준 감독 밝힌 #천기범 논란 #안재홍 #방탄 RM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장항준 감독이 '리바운드'로 관객들을 찾아가는 소회를 밝혔다.

장항준 감독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4월 5일 영화 '리바운드'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 고교농구 대회에서 기적을 써 내려갔던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감동 실화를 담았다. 당시 부산중앙고 농구부에 대한 뉴스 보도를 접하고 그들의 영화보다 더 극적인 이야기에 매료되어 '범죄도시' 제작진이 10여 년 동안 영화화를 준비했다.

메가폰을 잡은 장항준 감독 또한 지난 5년간 '리바운드' 작업에 임하며 완성도를 높인 바. 영화 '기억의 밤'(2017)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각본에는 영화 '공작'·넷플릭스 '수리남'의 권성휘 작가와 넷플릭스 '킹덤'·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장항준 감독, 김은희 작가 부부는 드라마 '싸인'(2011), 예능 '무한도전-무한상사 위기의 회사원'(2016)에 이어 협업에 나서며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날 장항준 감독은 "'리바운드'는 처음부터 너무 좋았다. (김)은희가 '오빠 이거는 꼭 해야 한다'라고 했었다. 또 시나리오를 보더니 본인이 먼저 '내가 고쳐보면 안 될까?' 그랬다. 그때 당시 은희도 되게 바빴을 때였다"라며 "저도 당연히 할 생각이 있었는데, 우리 딸도 '이 영화는 아빠가 만약에 안 하더라도 누군가는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 하더라"라며 가족들의 강력 추천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은희가 정신적인 도움을 많이 줬다. '리바운드' 편집본을 보곤 음악도 채 안 깔린 상태였음에도 '오빠, 이 영화는 오빠의 대표작이 될 거야' 그랬다"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장항준 감독은 "얼마 전에 은희랑 진지하게 다음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얘기 중인 작품이 있다"라고 귀띔해 눈길을 끌었다.

오랜만에 컴백에 나선 소감에 대해선 "마음이 '쪼인다'. 마지막 작품이 될지 모르니까. 이제 저랑 같이 어릴 때 영화를 시작한 동료들이 많지 않다. 제 나이가 되면 감독들 수명은 끝난 거라. 저는 큰 히트작 없이 살아남았다. '역시 장항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영화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이게 유작이 되느냐, 아니면 하나 더 하느냐 그런 생각 때문에 '기억의 밤' 할 때랑 또 다른 거 같다"라고 특유의 재치를 드러내며 얘기했다.

강양현 코치 역할로 함께한 안재홍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장항준 감독은 "제일 중요한 강 코치 역할을 누가 맡느냐 제작사에서 물을 때 '안재홍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재홍이 그간 했던 캐릭터들을 좋아했다. 그만의 묘한 매력이 있다. 안재홍도 제안을 받고 무조건 하겠다고 하더라. 이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 인물을 해석하고 내놓은 아이디어들도 좋았다. 안재홍이 갖고 있는 그 꾸리꾸리 하면서도 얄궂은 매력이 너무 좋다. 안재홍만 줄 수 있는 디테일이 있고, 그만의 캐릭터 구축이 있다. 그건 앞으로 안재홍이라는 배우가 살아갈 수 있는 무기라고 본다. 작품에 대한 태도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겸허함도 좋다. 저랑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그는 "배우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원래도 농구 잘하는 친구들을 뽑았는데, 몇 달 전부터 합숙하면서 계속 연습을 시켰다. 경기장 합을 만들어서 계속 연습하다 보니까, 나중에는 이 친구들이 실제로 농구 실력이 많이 늘었다. 실제 선수들처럼 점점 살이 빠져가는 게 보였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리바운드'는 장항준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력으로 실제 선수들과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한 바. 장항준 감독은 "처음부터 강양현 코치뿐만 아니라 실제 선수들의 경기 당시 사진을 미리 발췌해서 거기에 딱 맞게 찍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배우들 캐스팅도 실제 선수들의 키, 체중까지 다 맞췄다. 제가 이토록 싱크로율에 집착한 이유는 제가 좋아하는 실화 베이스의 해외 영화들을 보면 실존 인물과 정말 똑같이 생겼더라. 왜 우리 한국 영화는 이렇게 안 할까? 싶더라"라고 얘기했다.

이어 "극 중에서 한준영 선수의 에피소드도 실화다. 선수 본인에게 허락을 받고 다뤘다. 실명을 쓰는 것도 저한테는 중요한 포인트였다. 진짜여야 했다. 그래서 용산고, 안양고 등 상대편 선수들에게도 다 허락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리바운드' 촬영 중간, 부산중앙고의 주축 선수로 주요하게 다뤄진 천기범이 2022년 1월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키고 KBL에서 은퇴, 일본으로 떠나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었다. 천기범 선수는 신예 이신영이 연기했다.

이에 대해 장항준 감독은 "준비하던 스태프들 모두 '멘붕'에 빠졌다"라며 "다만 영화 한 편 들어가는데 정말 수많은 위기가 있으니, '오는구나' 했다. 제가 정신적으로 맷집이 있는 편이다. 그래도 꿋꿋하게 만들면 되겠다 싶었다"라고 덤덤하게 터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애초에 '리바운드' 출발 자체가 누구 한 명 주인공이 아니다. 한때 농구 선수였으나 포기한 스물다섯 살 청년과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소외된 청년들이 함께 여행을 가는 이야기다"라고 선을 그었다.

극 말미 논란의 천기범 선수 사진을 숨기지 않고 사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사실은 피할 수가 없으니까. 피한다고 해서 피해질 수 있는 게 아니고, 그런 걸 피하면서 살지도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장항준 감독은 그룹 방탄소년단 리더 RM과의 친분도 언급했다. 두 사람은 앞서 1월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알쓸인잡'에서 고정 패널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장항준 감독은 "RM에게 '리바운드' VIP 시사회 때 오라고 당연히 얘기를 했다"라며 "저는 분명하게 말했다. '나는 너로 한 번은 이득을 보고 싶다'고. 항상 얘기를 한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설경구한테도 '가오 잡고 싶으니까 리바운드 촬영장에 커피차 좀 보내달라'고 했었다. 저는 누구한테 말할 때 목적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전해 폭소를 더했다.

['리바운드' 연출자 장항준 감독. 사진 = 미디어랩시소]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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