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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오늘은 내가 스타팅 감독"
이승엽 감독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정규시즌 개막전 맞대결에 앞서 '28년 전'을 떠올렸다. 지난 1995년 잠실 LG 트윈스전, 당시 이승엽 감독은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프로 유니폼을 입은 이후 처음 치르는 개막전이었다.
선수가 아닌 사령탑으로 맞는 개막전, 기분은 어떨까. 사령탑은 1일 잠실 롯데전에 앞서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똑같은 것 같다. 시범경기를 준비하는 느낌인데, 아무래도 관중분들이 들어오시고 경기가 시작되면 느낌이 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시범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지만, 빨갛게 충혈된 오른쪽 눈은 이승엽 감독이 얼마나 경기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개막에 앞서 두산에 여러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새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이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상황에 지난달 2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김대한이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오른손 네 번째 중수골 골절상을 당했다. 복귀까지는 약 한 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령탑은 "곽빈이 첫 경기부터 몇 구를 던질 수 있을지, 딜런 파일이 언제 돌아올지, 최승용이 경험이 많지 않은데 풀타임으로 뛸 수 있을지, 뛴다면 몇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지 등 불안 요소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김대한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엔트리에서 빠졌다. 당분간 함께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같이 플레이 할 수 없기 때문에 선수들을 믿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승엽 감독은 선수들이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 "조금 전에 미팅을 했다. 선수들에게 '2월 1일부터 노력했고, 오늘 잘하기 위해서 준비를 해왔다. 준비가 충분하다고 느끼는 선수,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선수도 있겠지만, 4월 1일부터 전력을 다하기 위해 준비해온 만큼 헛되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우리 스태프는 선수들 편이니 어떤 결과가 나오든 도와주겠다'고 말했다"며 "선수들은 마음껏 필드에서 뛰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수와 감독으로 치르는 정규시즌 개막전은 분명 다르다. 이승엽 감독은 "내가 신인 때 개막전을 여기(잠실)에서 했었다. 정확히 28년이 지났는데 입장은 바뀌었지만, 신인이라고 생각하는데, 또 잠실"이라며 "당시에는 내가 잘해야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선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서포트해주는 역할이다. 그때는 육체적으로 힘들었고, 지금은 정신적으로 여러 생각을 해야 하는 것 같다. 선수 때와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승엽 감독은 28년 전 잠실 LG전에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경기 또한 삼성 라이온즈가 1-5로 패했다. 그러나 감독으로 치르는 첫 경기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28년 전에 이겼느냐'는 질문에 "졌습니다"라며 "그때는 내가 스타팅으로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스타팅 감독"이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1일 오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 앞서 미소짓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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