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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피치컴 스위치가 만들어진 이후…”
메이저리그는 2022시즌부터 피치컴이 공식 도입됐다. 피치컴을 사용하는 투수와 포수는 굳이 수신호로 사인을 주고받을 이유가 없다. 피치컴을 통해 스위치를 조작하면서 간편하게 사인 교환이 가능하다. 사인 훔치기를 당할 염려도 없고, 경기진행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피치컴을 사용하는 투수 중 한 명이다.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각)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개막전 역시 피치컴을 사용했다. 그날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3볼넷 무실점이라는 눈부신 호투를 했다.
구원진의 난조로 시즌 첫 승을 날렸다. 그러나 CBS스포츠는 1일 투수 오타니가 최근 20경기서 평균자책점 1.59, 팬그래프 기준 WAR 4.9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라고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 전국단위 매체들이 일제히 시즌 전망을 하면서 오타니를 아메리칸리그 MVP와 사이영상 동시 수상이 가능하다고 한 이유, 기대감도 이 대목에서 찾아볼 수 있다.
CBS스포츠에 따르면, 오타니는 지난 20경기 동안 탈삼진 164개로 2위, 피안타율 0.184로 3위였다. 아울러 지난 50년간 같은 기간 20경기를 뜯어볼 때, 오타니보다 불과 5명(2017-2018 저스틴 벌랜더, 2017 코리 클루버, 2004-2005 요한 산타나, 1999-2000 페드로 마르티네스, 1997 로저 클레멘스)만 오타니보다 탈삼진이 많고 평균자책점이 낮았다.
그런데 CBS스포츠에 따르면 오타니는 작년 6월부터 피치컴을 사용했다. 피치컴을 사용하면서 성적이 좋아졌다는 얘기인데, 스위퍼 사용이 늘어나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WBC 미국과의 결승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 처리한 구종 역시 스위퍼였다. 슬라이더이긴 한데 횡으로 많이 휘는 특성이 있다.
또한, 피치컴을 사용하면서 오타니 주도의 볼배합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ESPN은 “오타니가 포수에게 의존하는 대신, 피치컴에서 자신의 투구를 스스로 부르면서 볼배합을 했다. 포수도 그에 맞게 키패드를 외워야 했다”라고 했다. 더 이상 포수와 사인을 주고 받으면서 고개를 흔들 이유가 없다.
CBS스포츠는 “오타니가 피치컴을 통해 완전히 투구를 컨트롤 하고 있다. 지난 6월 처음으로 사용한 이후 앞에서 언급한 숫자들을 구축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투수 주도의 볼배합으로 스위퍼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고, 효과를 보면서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물론 볼배합은 정답이 없다. 포수 주도의 볼배합이 필요한 투수도 많다. 다만, 오타니 정도의 뛰어난 투수라면 피치컴을 활용해 사인을 간파 당할 위험성도 낮추고, 자기주도의 볼배합으로 투구내용을 더 충실히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오타니가 올해 진짜 사이영 레이스에 뛰어들지도 모를 일이다.
[오타니.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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