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에 '현질' 하는거지…두산 '152억'· 롯데 '130억' 투자 효과는 확실했다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곰탈여우' 양의지(두산)와 유강남, 노진혁(이상 롯데)이 이적 후 첫 경기에서 임택트를 제대로 남겼다. 새출발의 시작이 좋았다.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맞대결을 가졌다. 이날 경기의 승리자는 두산. 두산은 5점차 열세를 뒤집고 12-10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정규시즌 개막전. 단 한 경기 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2022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유니폼을 갈아 입은 양 팀의 선수들은 팬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두산과 롯데는 이번 겨울 전력 보강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먼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KBO리그 최초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두산은 지난해 창단 첫 9윌는 수모를 겪은 뒤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FA 최대어'로 불리는 양의지와 4+2년 최대 152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잠시 팀을 떠났던 안방마님을 다시 잠실 구장으로 불러오는데 성공했다.

롯데도 마찬가지였다. 2017시즌 이후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던 롯데는 줄곧 '약점'으로 꼽혀왔던 센터라인을 제대로 보강했다. 롯데는 가장 먼저 4년 80억원에 유강남을 영입하며 스토브리그의 출발을 알렸다. 그리고 유격수 노진혁과 4년 50억원의 계약을 체결, 해결되지 않던 문제점 보완에 나섰다.

경기와 무관하게 이들의 존재감은 분명 첫 경기부터 빛났다. 가장 먼저 주목을 받았던 것은 양의지였다. 잠실구장으로 돌아온 양의지는 첫 타석에 들어서기 전 헬멧을 벗고 팬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잠실구장 1루를 가득 메운 두산 팬들은 양의지를 뜨거운 환호로 맞았고, 그가 타석에 들어서자 목이 터져라 응원가를 불렀다.

양의지는 팬들의 성원에 제대로 화답했다. 양의지는 1-0으로 앞선 1회말 1사 1, 3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의 6구째 133km 슬라이더를 공략, 좌익수 방면에 첫 안타를 터뜨렸다. 3루 주자는 당연히 홈을 파고 들었고, 1루 주자 김재환 또한 3루를 향해 내달렸다. 이때 양의지도 2루 베이스를 향해 뛰려는 모션을 취했는데, 롯데 선수들이 양의지에 집중한 틈에 김재환이 홈을 밟는데 성공했다. 양의지는 오버런으로 아웃됐지만,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롯데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도 경기가 중반으로 향하자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고진혁은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이적 첫 안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후속타자 유강남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연결고리'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1-3으로 뒤지고 있던 롯데는 노진혁과 유강남이 만든 찬스를 바탕으로 4회 3점을 뽑아내며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들의 활약은 계속됐다. 5회에는 1사 1루에서 유강남이 두산의 바뀐 투수 김명신을 상대로 첫 안타를 터뜨리는데 성공, 롯데는 이번에도 3점을 더 쌓으며 7-3까지 간격을 벌렸다. 그리고 6회 1사 3루 찬스에서는 노진혁이 기습적으로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고,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센스 넘치는 플레이까지 선보였다.

첫 타석 이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던 양의지는 7회초 무사 1루에서 2루 베이스를 훔치기 위해 도루를 시도하던 안권수를 저격, 다시 한번 존재감을 뽐냈다. 비디오판독이 진행됐지만, 유격수 이유찬이 공을 잡음과 동시에 태그로 이어지는 명품 송구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이날 양의지는 타석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고, 유강남은 3타수 1안타 2득점, 노진혁은 5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며 2023시즌 새로운 팀에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노진혁과 양의지, 유강남.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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