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전→2K 삼자범퇴' 혜성처럼 등장한 롯데의 좌완 루키는 누구?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2023시즌 정규시즌 개막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루키' 이태연(롯데 자이언츠)이 1군 데뷔전에서 엄청난 인상을 남겼다. 팬들은 이태연의 완벽한 투구에 열광했다.

이태연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정규시즌 개막전 원정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동안 투구수 14구, 2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충암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태연은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5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지명 순번만 본다면 '초특급' 선수는 아니지만, 코칭스태프의 눈에 든 이태연은 2023시즌 신인들 가운데 '제2의 이정후'로 불리는 김민석과 유이하게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태연은 1차 스프링캠프인 괌에서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살아남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태연은 시범경기 7경기에 등판해 5이닝을 던지는 동안 피안타는 단 1개, 볼넷도 2개에 그칠 정도로 좋았다. 평균자책점은 '제로'로 실점은 없었다. 그 결과 김민석, 이진하와 함께 정규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이태연은 시범경기에서의 좋은 흐름을 그대로 이어갔다. 그리고 잠실구장의 2만 3750석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8-3으로 크게 앞선 6회말 댄 스트레일리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이태연은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4구째 135km 슬라이더를 구사해 프로 데뷔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산 넘어 산이었지만, 이태연은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김재환을 삼진 처리한 이태연은 후속타자 '152억원' 양의지와 맞대결을 펼쳤다. 김재환과의 승부 때와는 달리 제구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지만, 이태연은 양의지에게 5구째 144km 몸쪽 직구를 던졌다. 이태연의 공을 힘껏 잡아당긴 양의지의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갈 뻔한 큼지막한 타구로 연결됐으나, 뜬공으로 마무리됐다.

빠르게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안 이태연은 세 번째 타자 강승호와 승부를 펼쳤고, 이번에도 김재환에게 삼진을 뽑아냈던 슬라이더를 통해 강승호를 돌려세우며 프로 데뷔 첫 등판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잠실 두산-롯데전을 중계하고 있던 이순철 해설위원은 "고졸 1년차 선수가 자신 있게 투구를 한다는 것은 프로 경기에서도 기대를 해볼 만한 선수"라며 "이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차분하게 흔들림 없이 투구를 하는 이태연"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강리호(개명전 강윤구)가 FA(자유계약선수)를 선언하면서 팀을 떠났고, '특급유망주' 김진욱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등 좌완 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에 눈여겨볼 만한 좌완 신인이 등장했다.

[롯데 이태연이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6회말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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