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3세 FA 해결사, 3안타에도 절망…그 타구가 글러브를 외면하다니[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그 타구가 글러브를 그렇게 외면하다니…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한화의 개막 2연전은 내용상 고급야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경기 전개과정과 결과를 보면, 연이틀 키움이 끝내기 승리를 거두긴 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기록된 실책, 기록되지 않은 실수가 잦았다. 포구 및 송구 실책, 중계플레이 미스, 뒤늦은 백업 등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이 보였다.

가장 치명적인 순간은 8회말 키움 이용규의 타구였다. 키움은 8회초 3루수 송성문의 어이없는 송구 실책이 빌미가 돼 3실점하며 역전당했다. 그러나 8회말에 곧바로 2점을 올리며 균형을 맞췄고, 9회말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8회말 2득점 과정에서 한화의 수비가 매끄럽지 않았다. 두 팀은 개막 2연전서 수 차례 수비 미스를 주고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키움의 개막 2연승을 인도한 장면이 8회말 1사 3루서 한화 우익수 채은성의 수비였다.

타석에는 이용규. 볼카운트 1B1S서 강재민의 3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측 깊숙한 지역으로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우익수 채은성(33)은 우중간에 자리 잡고 있었고, 전력 질주해야 했다. 벤트레그 슬라이딩을 하면서 글러브를 댔지만, 타구는 글러브 옆에 스친 뒤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결국 키움은 5-6으로 추격했고, 2사 후 김혜성의 동점 1타점 2루타로 9회말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놨다. 기록원들은 이용규의 타구를 그대로 3루타로 인정했다. 채은성이 애당초 처리하기 어렵다고 봤던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기민한 대처를 했다면, 처리할 수도 있는 타구였다. 이용규는 좌타자이면서 스프레이히터인데, 한화는 채은성을 라인선상에 배치하지 않았다. 좌중간, 우중간 타구를 좀 더 의식했다고 봐야 한다.

채은성은 6년 90억원에 FA 계약을 맺으며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1일 개막전서 5타수 무안타에 2삼진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이날은 3안타 3타점으로 타석에선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한화가 바라는 해결사 모습 그대로였다. 그렇지만 경기후반 찜찜한 수비로 재역전패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하고 말았다. 불운도 섞였고, 선수와 벤치 모두 좀 더 기민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결과론이지만, 채은성이 그 타구를 처리했다면, 한화는 1점 리드한 채 9회를 맞이할 수 있었다.

[채은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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