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WBC서 별로 안 나가서, 안 쉬어도 돼요.”
키움 2루수 김혜성은 WBC 참패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실전 모드’를 가동했다. 입국 다음날 곧바로 시범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한동안 타격감을 찾지 못하더니 시범경기 막판 ‘맹타 모드’를 회복했다. 12경기서 27타수 8안타 타율 0.296 3타점 6득점 OPS 0.819.
김혜성은 시범경기 막판의 좋은 흐름을 정규시즌 개막 2연전으로 이어갔다. 1~2일 고척 한화전서 10타수 6안타 타율 0.600 1타점 2득점. 2일 경기 초반에 포구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8회 강재민으로부터 동점 우선상 1타점 2루타를 터트리기도 했다.
올해 최고 2루수 경쟁이 흥미롭게 전개될 조짐이다. 김혜성은 2루수로 2년 연속, 2021년 유격수 수상 포함 3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집에 도전한다. 여기에 서건창(LG)과 최주환(SSG)이 부활을 선언했고, 김선빈(KIA)과 안치홍(롯데)도 건재하다. 2019~2022년 골든글러버 박민우(NC), 2021년 골든글러버 정은원(한화)도 만만치 않다.
현 시점에서 공수주를 종합할 때 KBO리그 최고 공수겸장 2루수는 김혜성이다. 그러나 김혜성은 동의하지 않는다. 타격에서 더 생산력을 높여 위협적인 타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2월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도루왕 외에 타이틀홀더가 돼 본적이 없다며, 더 잘해야 한다고 자신을 채찍찔했다. 단순히 2년 연속 3할을 친 것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
상당히 바람직한 자세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타격 매커닉에 큰 폭의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미묘한 움직임의 변화는 감지된다는 시선도 있다. 투손~고척~오사카로 이어진 대표팀 캠프에서부터, 시범경기에 이어 시즌 개막전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온 건 자신의 매커닉, 리듬이 확실하게 정립됐다는 증거로 봐도 무방하다.
홍원기 감독은 개막 2연전서 김혜성을 2번 타자로 썼다. 타순 변동폭이 큰 스타일이라 큰 의미가 없지만, 김혜성이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은 역시 테이블세터다. 김혜성이 2번 타순에서 펄펄 날면서 에디슨 러셀, 이형종과 시너지도 났다.
이정후가 올 시즌을 마치면 메이저리그에 간다. 이정후가 떠나면 키움 타선의 핵심이자 간판은 김혜성이다. 실적, 능력, 경험,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김혜성만한 선수가 없다. 물론 지금도 키움의 간판스타다. 올해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리더십까지 보여주면 ‘포스트 이정후’는 김혜성이다. 참고로 2021시즌에 잠시 주장을 맡은 적도 있었다.
그렇게 돼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선 올해 잘 해야 한다. 첫 단추는 잘 뀄다.
[김혜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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