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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매일 쓰는 건 아닌데, 등판이 있는 날에는 메모를 하는 편이다.”
KBO리그 최고 에이스 안우진은 마운드에서 내려오면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안우진은 1일 한화와의 개막전서 6이닝 5피안타 12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명불허전’임을 입증했다. 투구수가 112개로 다소 많았지만, 불운의 빗맞은 안타를 많이 맞았던 탓이다.
KBS 박찬호 해설위원은 갑자기 중계 도중 등장해 힘으로 윽박지르는데 집중한 안우진의 투구가 2% 아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힘을 빼고 커맨드에 집중하라는 충고였다. 안우진도 “확실히 끝내고 싶은 마음에 더 강하게 던졌다. 정타로 안타를 맞은 건 아니었는데 위기서 운 좋게 막았다”라고 했다.
그러나 안우진은 올해 수직무브먼트가 10cm 올라오면서 하이패스트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실제 개막전서 몇 차례 타자들의 시선을 흐렸다. 그 역시 맞춰잡는 투구의 중요성을 안다. “수비수를 지치지 않게 해야 좋은 투수”라고 했다.
안우진은 오프시즌에 WBC에 못 나가면서 오히려 키움에서 세심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려왔다. 시범경기서도 2022시즌의 피로 누적의 후유증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그만큼 안우진이 자기 관리를 잘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안우진도 어느덧 프로 6년차다. 자신만의 확실한 루틴이 있다. 마운드에 오르지 않는 4~5일을 어떻게 보낼까. 마침 2일 고척 한화전을 앞두고 만났을 때, 이미 개인운동을 소화하는 중이었다. 보통 선발 등판 다음 날에는 러닝 정도만 하고 쉬는 경우가 많은데, 안우진은 훈련량이 많았다.
안우진은 웃으며 “웨이트트레이닝에, 스트레칭으로 보강운동을 한다. 롱 러닝, 폴 투 폴(외야 양쪽 폴대를 오가는 러닝)도 한다. 지금도 이거(인터뷰)하고 웨이트 하러 가야 한다”라고 했다. 보통 등판 다음 날에는 가볍게 운동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알이 배서 경기 다음날에도 운동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안우진은 그동안 키움을 거쳐간 외국인투수들에게 몸 관리 요령을 많이 물어봤다고 한다. 데뷔 초반에는 호리호리한 몸매였지만, 언젠가부터 안우진의 체격은 상당히 좋아졌다. 안우진이 개인훈련을 할 때 민소매와 반바지를 입은 모습을 몇 차례 가까이서 봤는데, 상체와 하체 모두 상당히 굵었다.
웨이트트레이닝도, 등판 전날에는 가볍게 하고, 등판 다음 날에는 무겁게 한다고 한다. 최적의 컨디션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루틴이다. 안우진은 “등판 일 사이에 불펜 투구도 꼬박꼬박 소화한다”라고 했다.
운동만 충실히 하는 게 아니다. 안우진은 등판 후 경기내용에 대한 메모를 꾸준히 하고 있다.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역시 루틴으로 자리잡았다. “매일 하는 건 아닌데, 등판이 끝나면 꼭 메모를 한다. 잘 던지든 못 던지든 메모를 하고, 그걸 보며 내 투구를 다시 정립한다”라고 했다.
괴물에이스는 마운드 밖에서도 바쁘다. 그냥 KBO리그 최고투수가 된 게 아니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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