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이제는 '특급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야 할 시기. 하지만 김진욱(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첫 1군 등판에서 아쉬운 투구를 남겼다.
김진욱은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1차전 원정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⅓이닝 동안 투구수 20구, 3볼넷으로 허덕였다.
김진욱은 강릉고등학교에 재학하던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김진욱은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힘'으로 찍어누르는 타입의 선수는 아니지만, 구위와 제구가 좋고 경기 운영 능력이 또래 선수들에 비해 굉장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김진욱은 강릉고 3학년 시절 21경기에 등판해 9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탈삼진 132개를 솎아내는 등 11승 1패 평균자책점 1.58로 활약하며 '고교 최동원상'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손에 쥐고 있던 롯데가 김진욱을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김진욱에게 무려 3억 7000만원의 계약금을 안기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분명 첫 시즌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김진욱은 선발 투수로 5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10.80으로 매우 부진했으나, 불펜 투수로 보직을 전향한 이후 34경기에서 4승 3패 8홀드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며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좋은 기세를 2022년 첫 등판까지 이어갔다. 당시 김진욱은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7이닝 동안 10탈삼진을 기록하며 1실점(1자책)으로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첫 등판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공백기를 가진 김진욱은 다시 부진을 거듭하기 시작했다. 김진욱은 2022년 선발로 나선 12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6.50, 2군으로 내려갔다가 돌아온 9~10월 불펜 투수로 나선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9.00으로 좋지 않았다.
올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났던 김진욱은 "작년에 기회를 받은 만큼 결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는 선발보다는 중간으로 많이 나갈 것 같다"며 스프링캠프에서 하고 있는 노력을 묻자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투구 폼이 너무 크다 보니, 체력적인 면에서 힘들 수도 있고, 안정되지 않은 폼으로 던져서 많이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변화를 암시했다.
이어 김진욱은 '프로 입단 이후 체격이 커지면서 투구 밸런스에 영향이 있었던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몸을 키우려고 한 것은 아니다. 프로에서 차근차근 성실하게 하다 보니 커진 것 같은데, (밸런스는) 몸 때문은 아닌 것 같다"며 "올해는 풀타임으로 뛰는 것은 물론 평균자책점을 많이 내리고 싶다"고 목표를 드러냈다.
그러나 김진욱의 2023시즌 시작은 썩 좋지 않은 모양새다. 김진욱은 올해 시범경기 5경기에서 6이닝을 던는 동안 평균자책점 4.50으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볼넷이 5개로 여전히 많았는데, 제구 불안이 정규시즌으로도 이어졌다. 김진욱은 4일 SSG 랜더스를 상대로 시즌 첫 등판에서 ⅓이닝 동안 무려 볼넷 3개를 헌납했다.
1-3으로 뒤진 7회말. 김진욱은 비가 강하게 내리는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김진욱은 등판과 동시에 첫 타자 최주환과 3B-2S의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더니, 후속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도 볼넷을 허용하며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김진욱이 만들어낸 아웃카운트는 심지어 희생번트를 댄 대타 최상민을 잡아낸 것이 유일했다. 김진욱은 이어지는 1사 2, 3루에서 박성한과 맞대결을 펼쳤고, 이번에도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다행이었던 것은 김진욱의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비가 더욱 강하게 쏟아지면서 경기가 중단된 후 강우 콜드로 종료됐다는 점이었다.
기상이 좋지 않았던 탓에 제 기량을 뽐내기 어려웠던 조건임은 분명했다. 하지만 제구 난조로 인해 3개의 볼넷을 헌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던 것은 김진욱이 다시 한번 곱씹어봐야할 부분이다. 어느덧 김진욱은 데뷔 3년차다. '특급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성적과 실력으로 증명해야 할 단계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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