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장재영은 외롭지 않다.
키움 3년차 강속구 유망주 장재영(21)은 6일 고척 LG전에 선발 등판, 4이닝 4피안타 3탈삼진 5볼넷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패스트볼 최고 155km를 찍었으나 선발투수로 5이닝 소화에 실패했다. 투구수는 82개.
홍원기 감독은 일찌감치 장재영을 5선발로 내정했다. 단순히 올 시즌 팀 성적을 고려한 결단이 아니었다. 미래를 바라볼 때 이런 결정이 필요했다. 눈 앞의 1~2경기 내용과 결과로 선발진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면 처음부터 선발투수 기회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 얘기를 할 때 관련 단어부터 조심스럽게 사용하려고 한다. 제구 난조, 볼넷 등의 사용을 자제한다. 투수에게 별로 안 좋은 이런 단어가, 장재영을 심리적으로 필요 이상으로 옥죌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장재영의 멘탈 컨트롤 능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당연히 구단 안팎에선 최근 논란을 일으킨 아버지 장정석 전 KIA 단장 얘기도 전혀 하지 않는다.
즉, '선발투수' 장재영의 성공을 위해 장재영만 노력하는 게 아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말 한 마디 사용부터 신경을 쓰려고 한다. 어쨌든 제구의 기복을 줄이는 게 당면 과제다. 아울러 선발투수로서 5이닝을 안정적으로 던지는 게임 설계 및 실행능력도 키워야 한다.
경험이 필요하고, 시간이 있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그걸 감안하고 시작한 장재영 5선발 프로젝트다. 그래서 첫 등판서 155km에 5개의 사사구로 5이닝 소화에 실패한 것 자체보다, 1~2경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1년간 꾸준히 선발투수로 기회를 주지도 않고서 쉽게 미래를 단정하는 것도 위험하다.
더구나 키움은 안우진~에릭 요키시~아리엘 후라도~최원태로 이어지는 1~4선발의 경쟁력이 괜찮다. 5선발 한 자리는 여유를 갖고 기용할 수 있는 환경이다. 장재영이 구단과 홍원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이런 의도를 안다면, 눈 앞의 한 경기에 집착하지 않고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에이스 안우진은 “평소에 가장 많이 얘기하는 선수가 재영이다. 재영이에게 많이 얘기해주지만, 나도 재영이에게 배울 게 있다”라고 했다. 장재영과 비슷한 고민을 딛고 KBO리그 최고투수가 된 안우진은, 장재영에겐 좋은 참고서다.
즉, 장재영의 성장을 돕는 건 단순히 동료를 넘어 코리안특급 박찬호 등 많은 주변인을 포함한다. 장재영으로선 이런 현실도 생각하면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야구를 할 수 있다. 과도한 부담,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볼넷을 5개 줘도 되고, 한 경기 부진해도 된다. 키움은 그런 장재영마저 충분히 받아줄 준비가 됐다.
[장재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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