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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FA는 다들 신경이 쓰인다고 하는데, 나는 공감 못한다. 정말 신경이 안 쓰인다.”
두산 양석환(32)은 예비 FA 신분으로 올 시즌을 맞이했다. 외야수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가 들어오면서, 주전 1루수로 풀타임을 뛸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다. 8일 광주 KIA전까지 5경기서 17타수 7안타 타율 0.412 2홈런 5타점 5득점이다.
양석환은 시범경기 12경기서 타율 0.147 OPS 0.391로 좋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승엽 감독은 시즌이 개막하자 양석환을 6~8번 타순에 놓는다. 그런데 발등 타박상으로 4~5일 잠실 NC전에 결장한 뒤 펄펄 날기 시작한다.
6~7일 잠실 NC전, 광주 KIA전서 중요한 순간 적시타와 홈런을 가동하면서, 공포의 하위타자가 돼 가고 있다. 그럼에도 이승엽 감독은 양석환을 중심타선에 올릴 생각이 없다. 호세 로하스, 김재환, 양의지로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한 상태다.
양석환은 7일 광주 KIA전을 마치고 “쉬면서도 방망이를 실내에서 쳤다. 홈런을 쳤는데 타격감이 더 좋아지면 좋겠다. 사실 경기서 빠지는 걸 안 좋아한다. 관절 쪽을 다친 것이라서 조절한다고 말하는 것도 민폐”라고 했다.
이승엽 감독의 조언도 있었다. 양석환은 “감독님이 기술적으로 깊게 들어오지 않는다. 지나가면서 한마디씩만 해준다. 아웃이 되더라도 차분하게 대처하라고 했는데,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이후 여유가 생겼다.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결정적 홈런을 친 것을 두고서 농담삼아 “야구장이 참 좋다”라고 했다.
폭탄타순이란 말이 있다. 류중일 전 삼성, LG 감독이 즐겨 썼던 단어다. 6번 타순을 의미한다. 공격력이 좋은 팀은 찬스에서 대량득점을 하는 능력이 뛰어난데, 그 물꼬를 6번 타자가 트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3~5번 타자들은 견제를 많이 받으니 6번 타자가 결정적 한 방을 쳐주면 팀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전성기에서 내려간 이승엽 감독을 6번 타자로 쓰면서 ‘폭탄타순’이라고 했다. 실제 이 감독은 6번 타자로도 맹활약했다.
현재의 두산에 적용하면, 양석환이 폭탄타순 주인공이다. 7일 경기에 이어 8일 광주 KIA전서도 6번 타자로 등장해 2루타 포함 2안타를 날리며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호세 로하스와 김재환의 타격감이 아주 좋지 않은 상황서 양석환이 부족한 생산력을 보충해주고 있다. 로하스와 김재환이 살아나면서 양석환도 해결해주면 이 감독이 생각하는 최상의 생산력이 나올 전망이다.
양석환은 “타순은 감독님의 권한이다. 모든 선수가 8번보다 7번, 7번보다 6번, 6번보다 중심타선에서 치고 싶을 것이다. 내가 못 쳐서 하위타순으로 내려간 것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중심타선 투입이라는 변화를 줄 것인지, 그대로 둘 것인지는 이 감독의 디시전 영역이다.
이승엽 감독은 “장타자라면 중심타선에 있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팀이 단단해져야 하고, 승리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 어떤 타순이 가장 적합할지 고민을 많이 한다. 중요하지 않은 타순은 없다.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뒤로 뺄 수도 있고, 좋으면 앞으로 갈 수도 있다”라고 했다.
FA도 신경을 안 쓴다. 오로지 눈 앞의 일만 생각한다. 일종의 하루살이다. 양석환은 “FA에 다들 신경이 쓰일 것이라고 하던데, 나는 공감하지 못한다. 매 경기, 지금 이 타석 생각을 하느라 바쁘다. 형들도 신경 많이 쓰일 것이라고 하면서도 내 것을 하라고 하더라. 정말 뭐가 신경 쓰이는지도 모르겠다”라고 했다.
[양석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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