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승엽 감독의 데뷔전 승리를 선물했는데…
데뷔한지 약 1주일이 지난 두산 이승엽 감독. 그에게 현 시점에서 가장 기억 남는 승리는 역시 1일 롯데와의 개막전 승리 아닐까. 두산은 당시 9-10으로 뒤진 연장 11회말에 호세 로하스의 끝내기 우중월 스리런포로 이 감독에게 승리를 안겼다.
이 감독은 경기를 끝낸 로하스에게 승리 하이파이브 대신 포옹을 하며 기쁨을 나눴다. 시범경기 11경기서도 30타수 12안타 타율 0.400 1홈런 5타점 5사사구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때문에 그 한 방은 시범경기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아울러 KBO리그에 무난히 적응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아니었다. 역시 새로운 무대를 맞이한 외국인선수에겐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야구의 수준을 떠나, 미묘하게 다른 특성, 다른 환경에서 곧바로 잘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시범경기는, 아무래도 투수들이 전력투구를 하지 않는다.
로하스는 9일까지 8경기서 31타수 3안타 타율 0.120 2홈런 7타점 6볼넷 4득점이다. 삼진은 6차례 당했다. 확실히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아 보인다. 급기야 8일 광주 KIA전은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타자들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승엽 감독은 현 시점에서 로하스가 한 템포 쉬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당시 이승엽 감독은 “상대 선발투수가 이의리(좌완)이기도 하고, 기분 전환 차원에서 한번 정도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것도 괜찮다. 경기를 지켜보고, 관전하는 것도 로하스에겐 공부다. 하루 정도 쉬면서 기회가 되면 대타로 준비할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 8회 1사 2,3루 찬스에서 대타로 나섰으나 KIA 좌완 이준영에게 범타로 물러났다.
이 감독은 “외국인타자가 마음 먹은대로 안 풀릴 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도 (감독이)해야 할 일이다. 선수라면 매 경기 뛰고 싶다는 생각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도 선수 생활할 때 144경기를 하면서도 힘들면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선수는 당연히 괜찮다고 하지만, 다른 선수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고, 쉬는 것도 나쁜 건 아니다”라고 했다.
144경기는 길다.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쨌든 김재환, 양의지, 양석환과 함께 중심타선에서 시너지를 내야 할 선수다. 이 감독은 인내하고 있고, 로하스는 반등을 준비한다. 9일 KIA 선발투수는 우완 아도니스 메디나. 로하스는 6번으로 나섰고, 안타는 없었지만, 볼넷 3개와 1득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로하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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