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44경기는 마라톤이다.
KIA와 LG, NC는 2022-2023 FA 시장에서 ‘포수 광풍’에 대처하는 자세가 정반대였다. 두산과 롯데가 공격적 행보로 양의지, 유강남을 각각 영입하면서, KIA와 LG, NC는 하루아침에 주전포수를 잃었다. 이때 LG와 NC는 재빨리 박동원과 박세혁을 각각 영입하며 빈 자리를 확실하게 채웠다.
사실 NC가 FA 시장에서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박세혁을 4년 46억원에 과감하게 영입한 건 당시에도 의견이 분분했다. 그래도 NC는 양의지의 공백을 최소화하려면 FA 영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KIA는 FA 시장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박세혁 대신 안방이 두꺼운 삼성과의 트레이드를 타진했다. 결과적으로 없던 일이 됐다. 결국 한승택과 주효상을 중심으로 육성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제주 마무리훈련부터 투손,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까지 신범수, 김선우 등의 성장에 총력을 기울였다.
2023시즌의 문이 열렸다. 공교롭게도 새 둥지를 찾은 포수들은 펄펄 난다. KIA와 결별하고 LG에 새 둥치를 튼 박동원은 11일 부산 롯데전서 솔로포 한 방을 터트렸다. 양의지는 같은 날 잠실 키움전서 결승 2루타를 날렸다. 박세혁도 이날 창원 KT전서 결승타를 쳤다.
아무래도 박세혁의 분전이 눈에 띈다. 9경기서 타율 0.310 2홈런 6타점 6득점 OPS 0.892. 지난 1~2년간 두산에서 심각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지만, 올 시즌에는 다를 조짐이다. 이미 강인권 감독은 박세혁을 2번 타자로 꾸준히 써볼 뜻을 내비쳤다. 지금까지는 맞아떨어지는 모양새다. 팀 평균자책점 2.31로 1위를 달리는 것도 박세혁의 지분이 있다고 봐야 한다.
반면 KIA 포수들은 시즌 초반 좋지 않다. 주전으로 올라선 한승택과 백업 주효상은 개막 후 단 1개의 안타도 신고하지 못했다. 한승택은 6경기서 11타수 무안타 1득점. 주효상은 3경기서 5타수 무안타 1득점.
특히 한승택의 경우 11일 광주 한화전서 4-4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2사 2,3루서 김기훈의 몸쪽 원 바운드 패스트볼을 받지 못했다. 경기를 중계한 SPOTV 이대형 해설위원은 포수가 패스트볼이 변화구보다 블로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포수 패스트볼이 아닌 투수의 와일드피치였다. 더구나 9회말 1사 1,3루 끝내기 찬스에서 스퀴즈번트를 잘 대고도 한화 마무리투수 김범수의 빼어난 수비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승택에겐 이래저래 아쉬운 하루였다.
현 시점에서 KIA 포수들이 전반적으로 팀에 보탬이 못 되는 건 팩트다. 그러나 KIA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하기엔 너무 섣부르다. 시즌은 이제 약 열흘 흘렀고, 한승택과 주효상이 지난 겨울 흘린 땀을 증명할 시간은 충분하게 주어질 전망이다.
KIA는 전임 단장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다. 그렇다고 트레이드나 외부 영입을 못하는 건 아니다. 관련 파트에서 잘 챙기고, 대표이사의 결재가 있으면 어느 정도 굵직한 일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단, 현실적으로 지금은 뭔가 움직일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
분명 안방은 KIA의 오랜 고민거리다. 어쨌든 모든 결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릴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선 한승택과 주효상에게 확실하게 힘을 실어주는 김종국 감독의 스탠스가 마침맞다. 단, 타격이든 수비든 경기조립이든 자체적으로 부족한 점을 메우려는 노력은 필요해 보인다.
[한승택(위), 한승택과 주효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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