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낯설죠.”
키움 이정후가 확실히 좋지 않다. 11일 잠실 두산전 5타수 무안타 1타점 포함, 올 시즌 7경기서 29타수 5안타 타율 0.172 1홈런 2타점 3득점 OPS 0.560. 타선 침체와 불펜 난조가 겹치며 5연패에 빠진 키움과 궤를 함께 한다.
이정후는 올해 타격 매커닉을 확 뜯어고쳤다. 내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할 폼을 1년 일찍 장착,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마침 KBO리그에도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점점 늘어난다. 팔을 내려 히팅포인트까지 좀 더 빠르게 가고자 하는 변화는 마침맞다.
WBC와 시범경기서 타격 페이스가 괜찮았다. 그러나 이정후는 시범경기 당시 “의미 없다”라고 했다. 표본이 적으니, 긴 호흡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뜻. 실제 정규시즌 개막과 함께 페이스가 뚝 떨어지면서, 이정후의 신중한 코멘트는 엄살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 잔부상까지 겪었으니, 정상 컨디션이 아닌 건 확실하다.
바뀐 매커닉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게 훤히 보인다. 잘 풀리지 않으면서 다시 작년의 매커닉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도 보였다. 아무래도 키움 타선이 이정후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이정후가 막히면서 전체적으로 흐름이 뚝뚝 끊기는 건 사실이다.
11일 경기를 중계한 KBO리그 645승 명장, SBS 스포츠 김태형 해설위원은 이정후의 타율을 바라보며 “낯설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이니 몰아치면 타율은 올라가겠지만, 사실 초반 페이스는 안 좋다. 지금 타격을 보면 본인 생각보다 배트가 안 나온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날 이정후의 6회초 세 번째 타석(2루수 뜬공)을 바라본 김태형 위원의 구체적인 진단은 이랬다. “자꾸 얼굴, 상체로 배트를 돌리는 듯한 느낌이다. 밑에서부터(하체) 나오면서 배트가 나왔는데, 상체가 자꾸 이기려는 모습이 앞 두 타석에서 보였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타이밍은 늦어진다. 늦다고 생각하니 이겨내려고 하면 상체를 많이 쓴다. 파워포지션까지 예전만큼 쭉 가지고 가는 편은 아니다. 간결하게 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짧게 스텝을 하는데 상체가 늦다”라고 했다.
심지어 김 위원은 “활을 쏠 때 끝까지 당겼다가 쏘지 않나. 중간으로 당겼다 놓는 느낌이다”라고 했다. 한 마디로 하체에서 상체로 이어지는 중심이동이 제대로 안 된다는 얘기다. 팔 높이가 달라지면서, 스탠스도 작년의 오픈 형태에서 변화를 준 상황서 뭔가 리듬이 안 맞는다.
야구계에선 “이정후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이정후는 지난 6년간 그랬다. 그러나 김 위원은 이정후의 심정을 이해했다. “그건 저희가 하는 얘기고, 본인은 답답함은 좀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 이정후의 표정은 그렇게 밝지 않았다.
천하의 이정후가 1할대라니, 낯설고 의아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정후의 자체 조정능력 또한 리그 최상위급이다. 늘 자신과의 싸움서 이겨왔다. 더구나 1년 뒤부터는 미국에서 더 큰 싸움을 치러야 한다. 그걸 생각하면 이 어려움은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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