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버티기가 아닌 다른 선수들이 보여줘야 한다"
LG 트윈스 김현수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2차전 '엘롯라시코' 원정 맞대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무려 4시간 3분 동안 진행된 혈투, 주인공은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1회 1사 3루 득점권 찬스의 첫 번째 타석에서부터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선취점을 뽑아내며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두 번째 타석에서 투수 땅볼에 그쳤지만, 5회 다시 한번 안타를 생산하며 일찍부터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첫 타석 이후 생산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던 김현수의 방망이는 9회에 불타올랐다. 김현수는 엎치락뒤치락 속 6-7로 근소하게 뒤진 9회초 1사 2루에서 롯데의 '장발클로저' 김원중의 6구째 몸쪽 낮은 132km 포크볼을 힘껏 퍼올렸다. 김현수의 방망이 '스윗스팟'에 맞은 타구는 우측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고, 역전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시즌 첫 홈런.
LG는 김현수의 홈런을 바탕으로 어렵사리 리드를 되찾았고, 이후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등 9회초에만 무려 7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휘어잡았다. 그 결과 9회말 1점을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고, 12-8로 길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현수는 먼저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승리의 기쁜 소감을 밝히며 "멀리 들어오는 공보다는 몸쪽 가까이 들어오는 공을 치자는 생각했다. 김원중이 직구와 포크가 모두 좋은 선수인데, 운이 좋게 걸렸고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아무래도 김원중이 빠르게 준비하다 보니 포크볼에서 실투가 나온 것 같다"고 결승홈런을 친 순간을 돌아봤다.
김현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뒤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 시범경기 6경기에서 안타는 단 1개. 타율은 0.056에 불과했다. 정규시즌이 개막한 뒤에는 완전한 자신의 모습을 되찾았지만, 결코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아직 타격 컨디션이 좋지는 않은 것 같다.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고, 나아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정규시즌이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나, LG는 많은 부상자로 인해 허덕이고 있다. 팀의 '리더'인 김현수는 이번 기회에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를 바랐다. 김현수는 "(오)지환이 잘해주고 가서, 임시주장직을 편하게 하고 있다. 다만 팀에 부상이 많아서 어수선할 수 있는데, 버티기가 아닌 다른 선수들이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현수는 "부산까지 와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작년보다 잘하고 싶고, 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LG 트윈스 김현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