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팀 시스템을 보면 알지 않느냐.”
키움의 2023시즌 안방은 주전 이지영에 백업 김재현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였다. 고형욱 단장이 눈 여겨보는 유망주 포수 김시앙과 KIA로부터 받아온 신인지명권으로 뽑은 김동헌은 2군에서 육성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예상을 뒤엎고 신인 김동헌을 개막엔트리에 포함, 이지영의 백업으로 쓰고 있다. 작년 충암고 4번타자이자 청소년대표팀 주전포수로 잠재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긴 했다. 그렇다고 해도 현재 김동헌은 파격적인 육성코스를 밟고 있다고 봐야 한다.
개막 후 포수 관련 홍 감독의 코멘트들을 종합하면, 김동헌을 당장 2군에 내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1군에서 기회를 줘도 될 정도의 잠재력을 가졌다고 본다. 시범경기서 에이스 안우진과 호흡을 맞출 기회를 그냥 준 게 아니었다.
김동헌은 8일 창원 NC전서 생애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이번엔 에릭 요키시와 호흡을 맞췄다. 비록 그날 5-11 완패를 막지 못했지만, 경기 막판 이지영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공수에서 최선을 다했다. 수비, 경기조립, 투수리드 등에선 시간을 갖고 경험을 쌓고 시행착오도 겪어야 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김동헌은 신인포수 치고 충분히 매력적이다. 홍원기 감독은 12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창원 경기서도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출루하는 모습이 좋았다. 2루 송구능력, 도루 저지능력도 괜찮다. 수비는 어린선수답지 않게 크게 될 조짐도 보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육성시스템을 알지 않느냐. 젊은 선수가 잘 하면 계속 기회를 얻는다”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서 흥미로운 맞대결이 예상보다 빨리 성사될 가능성이 생겼다. 2022년 충암고 영혼의 배터리, 윤영철(KIA)과 김동헌의 ‘1군’ 맞대결이다. 윤영철의 1군 데뷔전이 공교롭게도 15일 고척 키움전서 성사된다. KIA가 비로 4~6일 수원 KT 3연전을 치르지 못하면서 선발로테이션을 조정했고, 윤영철의 데뷔전이 15일까지 밀렸다.
윤영철은 작년 9월 KIA 입단식에서 올해 김동헌과의 투타 맞대결을 기대했다. 김동헌도 지난 1월 말 스프링캠프 출국 인터뷰서 윤영철을 상대로 안타를 칠 자신이 있다고 했다. 김동헌이 15일 경기서 선발 출전할 경우 윤영철과 김동헌의 1군 투타 맞대결이 성사된다.
김동헌은 엄연히 이지영의 백업이다. 1주일에 한번 정도는 선발 출전한다고 봐야 한다. 8일 경기에 한 차례 나갔으니, 다가올 KIA와의 주말 3연전서 한 번 정도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37세의 이지영이 매 경기 선발 출전하는 건 어렵다. 결국 홍원기 감독의 디시전에 따라 두 고교 영혼의 배터리의 맞대결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헌이 대타로 투입돼 윤영철과 맞붙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참고로 서울고척스카이돔은 김동헌과 윤영철에게도 뜻깊은 곳이다. 작년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서 KBO리그 은퇴 레전드 출신 몬스터즈를 상대로 경기를 치른 장소였기 때문이다. 당시 윤영철-김동헌 배터리는 몬스터즈 타자들을 많이 괴롭혔다. 윤영철은 충암고 소속으로 두 차례, 청소년대표팀 소속으로 한 차례 등 총 세 차례나 몬스터즈 타선을 상대해 모두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당시 몬스터즈 감독이던 두산 이승엽 감독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기도 했다.
[윤영철(위), 김동헌(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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