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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타니는 항상 모든 등판, 모든 출전을 통해 뭔가를 시도한다.”
오타니 쇼헤이(29, LA 에인절스)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경기서 7이닝 1피안타 6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을 챙겼다. 아울러 평균자책점을 0.47로 낮춰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이날 오타니가 더욱 눈에 띈 건 메이저리그 통산 324승의 레전드, 놀란 라이언의 굳나 기록 하나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라이언은 에인절스 시절이던 1972~1973년에 9경기 연속 2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오타니가 작년 8월28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부터 이날까지 10경기 연속 2실점 이하를 기록하면서, 라이언의 구단 기록을 50년만에 넘어섰다.
정작 오타니는 외신들과의 인터뷰서 사사구가 많았다고 반성했다. 불펜에서 컨디션이 좋았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정작 불펜에서 컨디션이 덜 좋을 때 오히려 실전서 더 좋은 결과가 종종 있었다고 털어놨다. 국내 투수들도 간혹 하는 얘기다.
어쨌든 오타니의 올 시즌 투수 행보는 놀랍다. 투타겸업으로 본격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게 2021년이었다. 지난 2년간 아무래도 타자, 특히 홈런생산력에 초점이 맞춰진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작년 후반기부터 올 시즌에는 투수로서의 퍼포먼스도 메이저리그 최상위 클래스다.
폭스스포츠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각) 올 시즌 오타니가 스탯캐스트 기준 7개의 투구를 구사한다고 밝혔다. 베이스볼서번트의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올 시즌 오타니는 스위퍼(49%), 포심(24%), 스플리터(8.4%), 싱커(7.8%), 커터(6.1%), 커브(2.4%), 슬라이더(2.4%) 순으로 구사한다.
그런데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18년부터 7가지의 구종을 구사했던 건 아니다. 폭스스포츠는 “2018년만 해도 4가지의 구종을 구사했다”라고 했다. 당시에는 포심, 스위퍼, 스플리터, 커브만 던졌다. 슬라이더의 사촌 격인 스위퍼가 최근 1~2년 사이부터 본격적으로 구분된 걸 감안하면, 결국 오타니는 포심,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까지 4~5개의 공만 던졌고, 투심과 커터는 메이저리그에서 연마했다는 뜻이다.
오타니의 공을 받는 포수 로건 오하피는 폭스스포츠에 “그는 모든 등판, 모든 출전을 통해 항상 뭔가를 시도한다. 그날(10경기 연속 2실점 이하)은 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또 다른 날이었다”라고 했다. 심지어 최근 몇 주간 집중적으로 변화를 시도한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오하피는 “그는 지난 두 차례 등판서 슬라이더의 속도를 바꾸고 있다. 이것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등판 도중에 투구를 조정하는 능력이 가장 인상적이다”라고 했다. 슬라이더와 스위퍼를 구분해 던지는 걸 넘어서서, 슬라이더만으로 구속을 조절해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에 활용한다는 의미다. 오타니가 왜 메이저리그 최고투수로 올라섰는지, 왜 324승 레전드 투수를 넘어섰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타니.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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