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나보다 엘롯라시코의 기가 더 센 것 같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3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사령탑으로 치러본 '엘롯라시코'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LG와 롯데의 맞대결 '엘롯라시코'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 매치 중 하나다. '엘롯라시코'는 팀에 전체적으로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는 상황에서도 치열한 난타전이 벌어지거나, 평소에는 보기 드문 실책들이 쏟아지는 등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곤 한다.
올해 첫 엘롯라시코도 명성에 걸맞은 플레이가 주를 이뤘다. 지난 11일 시즌 첫 엘롯라시코에서는 롯데가 6-5로 LG를 무너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LG가 먼저 선취점을 뽑아내며 초반의 흐름을 잡았으나, 실책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LG는 11일 경기에서 4개의 실책을 기록했는데, 6회말 역전을 허용하는 상황에서 실책 2개가 겹치는 등 마지막에는 롯데가 미소를 지었다.
12일 경기는 더욱 치열했다. 양 팀 합계 실책은 1개에 불과했지만, 무려 4시간 3분의 기나긴 혈투를 펼쳤다. 양 팀은 경기 후반부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했고, 합계 26안타가 쏟아졌다. 그리고 15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특히 LG는 이정용, 롯데는 김원중 믿었던 마무리 투수들이 모두 무너지기도 했다. 그 결과 1차전과 달리 2차전에서는 LG가 승리를 손에 넣었다.
염경엽 감독은 13일 LG의 사령탑으로 처음 치르는 롯데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짜증 나네요. 뭐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계속해서 그는 "나는 와서 처음 겪어본다. 선수들에게 '원래 (롯데와) 야구 이렇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지켜보는 팬들 입장에서는 흥미와 재미를 느낄 만한 요소가 분명하지만, 경기를 치르고 지휘하는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은 "처음 당해보는 거라 굉장히 당혹스럽다. 사실 감독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힘든 경기다. 나는 전혀 이렇게 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사람(감독)이 바뀌었는데도 이렇게 경기를 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LG는 전날(12일) 7회초 공격에서 5-4로 역전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믿었던 이정용이 롯데 고승민에게 역전 스리런포를 허용하면서 경기의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LG 입장에서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9회초 공격에서 7득점의 '빅이닝'을 통해 경기를 승리로 마쳤다는 것.
염경엽 감독은 "어제는 1점 차로 끝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안 되더라"며 "내 기보다 엘롯라시코의 기가 더 센가 보다"고 웃어보였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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