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 최고타자가 죽을 쑨다. 공교롭게도 과거 그 죽을 쑨 천재타자에게 길을 터줬던 유망주가 날아오를 준비를 한다.
키움 외야수 임병욱(28)은 2014년 1차 지명을 받았다. 특급 유망주였다. 그러나 입단한 뒤 부상이 잦았다. 결정적으로 2017시즌에는 시범경기 기간에 팔꿈치를 다치며 날아오르지 못했다. 21경기 출전에 그친 사이, 자연스럽게 잊혔다.
그리고 그 자리를, 이정후가 메웠다. 이정후는 신인이던 2017년부터 풀타임 활약을 하며 KBO리그 최고타자가 됐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예약했다. 임병욱이 2017년에 부상으로 21경기 출전에 그치지 않았더라도 이정후는 결국 이정후했을 것이다. 그러나 임병욱의 부상이 신인 이정후가 좀 더 많이 기회를 잡은 배경 중 하나였던 건 사실이다.
이후에도 임병욱의 야구인생은 참 안 풀렸다. 2018년에 134경기서 타율 0.293 13홈런 60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2019년에는 117경기서 0홈런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2020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으로 12경기 출전에 그치며, 또 다시 잊혔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한 뒤 또 한번 부상하며 2022시즌 복귀마저 무산됐다.
임병욱이 고전한 사이 고척스카이돔 중앙외야는 이정후가 꿰찼다. 동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펄펄 난다. 돌아온 2023시즌은 임병욱에겐 기회와 위기의 장이다. 더 이상 주전은 보장되지 않는다. 개막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으나 경쟁자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1군에 올라왔다.
그런데 이 기회를 일단 잘 살린다. 13일 잠실 두산전서는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3안타 2타점으로 에이스 안우진을 확실하게 지원했다. 이날 전에 선발로 나선 7일 창원 NC전서도 2안타를 날렸다. 매일 꾸준히 기회가 주어지지 않지만, 선발로 나가면 좋은 감각을 보여준다. 6경기서 16타수 6안타 타율 0.375 2타점 1득점.
공교롭게도 이정후가 1년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겨냥해 타격 매커닉을 바꾼 뒤 시즌 초반 크게 고전한다. 13일 두산전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으나 32타수 6안타 타율 0.188 1홈런 3타점 4득점으로 부진하다.
결국 이정후는 올라올 것이다. 임병욱이 이정후가 올라올 때까지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보여줄 수 있다면, 키움도 타선의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이정후와 이형종이 붙박이로 지키는 외야의 마지막 붙박이가 되려면, 홍원기 감독에게 좀 더 꾸준히 어필해야 한다.
길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임병욱의 야구는, 이제 다시 시작이다. 여전히 28세. 아직도 임병욱의 시간은 충분히 있다.
[임병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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