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KBO리그 최고 타자가 죽을 쑨다.”
기자는 이날 13시40분에 죽 쑤는 KBO 최고타자…그에게 자리 내준 비운의 28세 유망주 ‘반등의 0.375’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말 자체는 맞다. 이정후는 13일 잠실 두산전까지 8경기서 32타수 6안타 타율 0.188 1홈런 3타점 4득점 OPS 0.629에 그쳤다.
그러나 이정후는 14일 고척 KIA전서 8일 창원 NC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로 3안타 경기를 치렀다.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4타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5타석 중 네 타석을 출루하며 KIA 마운드를 무너뜨리는데 앞장섰다. 타율을 0.188서 0.250으로 끌어올렸다.
SBS스포츠 김태형 해설위원은 주중 잠실 두산전을 중계하면서 이정후가 뭔가 치고 싶어 하는데 방망이가 잘 안 나온다고 바라봤다. 상, 하체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체가 안 돌아가니 “얼굴, 상체로 방망이를 돌린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미묘하게 좋아지는 흐름을 감지했다고 털어놨다. 경기 후 “하나 터지면 계속 간다고 생각해왔다. 개의치 않는다. 시즌 치르면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고타율일 때도 이런 일이 있었다. 지금은 시즌 개막, 0에서 시작하다 보니 티가 났던 것이다”라고 했다.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올해 이정후는 팔을 내려 히팅포인트로 가져가는 시간을 줄이는 변화를 택했다. 스탠스도 오픈에서 스퀘어로 바꿨다. 1년 뒤 메이저리그 적응을 위해 엄청난 변화를 시도했다. 미리 부작용을 겪는 시간이라고 봐야 할까.
이정후는 “그냥 안 맞는 것이다. 폼에 대한 적응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적응할 일만 남았다. 전혀 지장 없다. 더 좋아질 것이다. 결과보다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번주부터 조금씩 좋아지는 걸 느꼈다”라고 했다.
단, 배트를 자꾸 내면서 밸런스를 찾으려고 했던 건 맞다. 김태형 위원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는 뜻. 이정후는 “안 휘두르면 점점 더 소극적으로 변한다. 안 좋을 때도 배트를 내면서 밸런스를 찾고 싶었다”라고 했다.
결국 이정후는 이번주 들어 죽 쑤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기자의 섣부른(?) 단정이었다. 이정후는 이정후다. “이정후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다시 한번 맞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겠지만, 곧 고척스카이돔 전광판에 이정후에게 어울리는 숫자가 찍힐 듯하다.
[이정후. 사진 = 고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