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단장, 베테랑, 유망주 등 연령층을 가리지 않고 사건사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쯤 되면 야구계에 몸 담기 싫다는 의사가 아닐까.
올해 KBO리그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어둡기만 하다. KBO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등을 돌리거나 떠나간 팬들을 다시 야구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한국은 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들떴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WBC 참사는 시작에 불과했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종 사건사고가 쏟아졌다. 가장 먼저 서준원이 아동 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베포 등)의 혐의로 인해 불구속 기소됐다. SNS를 통해 알게 된 미성년자에게 신체 사진을 찍어 전송하도록 한 혐의다. 원 소속 구단이었던 롯데 자이언츠는 서준원을 즉각 방출했다.
유망주에 이어 두 번째 사고는 단장이었다. 장정석 前 KIA 타이거즈 단장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 획득을 앞두고 있던 박동원과 시즌 중 비FA 다년계약 협상을 논의하던 중 '뒷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장정석 전 단장의 뒷돈 요구는 무려 두 차례나 이뤄졌다. 그 결과 KIA는 상벌위원회를 개최, 장정석 단장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두 차례 큰 사건이 발생한 뒤 정규시즌 개막을 하루 앞두고도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일이 벌어졌다. 바로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수도권 선수에 관한 온라인 불법 도박과 관련된 내용이 접수됐다는 소식이었다. KBO는 신고가 접수됐던 것을 인정하면서도,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제보에 대한 조사가 필요했던 까닭이다. 그리고 그 진위여부가 14일 밝혀졌다.
LG 트윈스는 14일 "최근 KBO가 검찰에 수사의뢰한 인터넷 도박 사건에 이천웅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과 관련해 수차례 면담과 자체조사를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12일 이천웅이 혐의 사실을 인정했다. 구단은 사실 파악 직후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즉시 통보하였고, 향후 검찰조사와 KBO의 후속조치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KBO리그에서의 사건사고는 올해만 발생했던 것이 아니다. 그동안 음주운전과 불법도박, 승부조작, 폭행 등 상상을 초월하는 사고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결과 유니폼을 벗거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등 돌이킬 수 없는 행동에 뒤따르는 책임이 있다는 것을 모두가 지켜봐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재는 끊이질 않고 있다.
올해만 보더라도 유망주였던 서준원을 시작으로 구단을 이끄는 단장을 역임하던 장정석, KBO리그에서만 10년간 뛴 베테랑 이천웅까지 연령층과 보직도 다양하다. 이들 모두 최초에는 해당 사실을 부인했지만, 결국 문제가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쯤 되면 더 이상 야구계에 몸담고 싶지 않다는 것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2021년 기준 도박과 관련된 KBO의 징계는 1회 위반시 출장정지 50경기 이상, 제재금 500만원과 봉사활동 120시간, 2회 위반시 70경기 이상, 제재금 10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 3회 위반시 실격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2023년 현재 징계 수위는 1개월 이상의 참가활동정지나 3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또는 300만원의 제재금에 불과하다. 어느새 징계 수위는 낮아졌다.
매번 큰 사건사고가 벌어질 때마다 재발 방지를 위해 '교육'을 하겠다는 말이 뒤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쏟아지는 일탈행위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발생한 것일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교육으로 막을 수 있었다면, 이미 뿌리가 뽑혔어야 할 일이다. 야구계에 머무는 이들이 학습효과를 통해 바뀌길 바라는 것도 무리가 있다. 이제는 신분을 망각한 행동의 대가가 얼마나 큰지를 각인시켜줘야 할 때다.
[이천웅, 장정석, 서준원.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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