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수가 뒤늦게 시인했다. 사법당국의 판단과 별개로 LG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
LG 외야수 이천웅이 지난 12일 구단에 인터넷 불법도박 가담 사실을 시인했다. 지난달 31일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해당 내용이 신고됐다는 보도가 나온 뒤 약 2주만이다. 이천웅은 그동안 범법행위를 해놓고도 구단에 거짓말을 해오다 뒤늦게 실토했다.
LG는 14일 오전 해당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향후 이천웅의 검찰 조사와 KBO 후속조치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고 했다. KBO 야구규약 제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르면, 도박(불법 인터넷 도박 및 일반 도박 등)의 경우 1회 위반시 출장정지 50경기 이상, 제재금 500만원, 봉사활동 120시간, 2회 위반시 출장정지 70경기 이상, 제재금 10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 3회 이상 위반시 실격처분, 기타 직무정지 등으로 세분화 돼있다.
만약 이천웅의 도박이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적발이라면 출장정지, 제재금, 봉사활동 처분을 받고 그라운드에 돌아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경찰 조사가 시작됐고, 검찰로 송치되고 법원의 선고가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다.
LG는 과연 그 시간을 무한정 기다릴까. 참고로 롯데의 경우 서준원이 성착취물 제작 혐의를 받고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곧바로 방출하며 ‘손절’했다. 실제로 서준원이 어떤 처분을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서 과감하게 움직였다.
KIA도 장정석 전 단장의 박동원 비 FA 다년계약 협상 당시 금품요구 폭로가 나오자 해임으로 결론을 내렸다. 장 전 단장의 사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최근 검찰 수사에 들어갔고, 역시 결론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깔끔하게 갈라섰다.
LG에 롯데가 서준원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천웅을 방출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 그러나 이천웅이 이미 도박 사실을 인정했다는 점, 심지어 2주간 구단과 팬들을 속였고, 1군 경기에 4차례나 나갔다는 점에서 여론의 시선이 상당히 곱지 않다.
KBO는 지난해 음주운전 관련 제재를 세분화하면서, 구단의 품위손상행위 관련 자체징계를 없애기로 했다. 형평성 논란이 많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 심각한 수준의 품위손상행위가 발각되면, 구단들은 해당 선수를 방출, 손절하는 절차를 밟아왔다. 방출 그 자체로 징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엄밀히 볼 때 훗날 서준원이 타 구단과 계약해도 규약상 문제는 없다. 장 전 단장의 야구계 복귀 역시 마찬가지다. 두 사람이 아직 제명을 당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물론 계약을 할 구단도 없을 것이고, KBO도 계약 발효를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KBO는 사법당국의 수사를 바탕으로 두 사람에 대한 징계를 검토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롯데와 KIA가 서둘러 방출과 해임을 각각 발표한 건, 품위손상행위를 한 구성원들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강력한 메시지다. 이런 점에서 LG도 굳이 이천웅에 대한 조치를 미룰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답정너’다.
[이천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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