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물어보지 않아도 눈으로 보고 배운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신인포수 김동헌(19) 얘기만 나오면 흐뭇하다. 김동헌의 배우려는 열의와 자세, 큰 소리로 열정을 불어넣고 응원하는 기질 등이 보기 좋다고 했다. 이런 선수는 성장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2군에서 실전을 많이 치르는 것보다 1군에서 백업으로 뛰게 할 때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
김동헌은 충암고 시절 고교 최고포수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청소년대표팀 주전포수로 뛰었고, 프로 데뷔하자마자 ‘국대 포수’와 ‘국대 최고타자’, ‘국대 최고투수’와 함께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타격 성적은 7경기서 10타수 4안타 타율 0.400 2득점 3사사구. 예사롭지 않다.
이지영이 김동헌에게 많은 얘기를 해줄 것 같지만, 정작 김동헌은 이지영의 야구장 안팎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14일 고척 KIA전을 앞두고 “지영 선배님의 루틴하는 모습만 봐도 도움이 된다. 경기 준비과정이 참 좋으시다. 러닝과 사우나를 꾸준히 한다. 그걸 오랫동안 지키는데, 굳이 물어보지 않고 눈으로 보고 배운다”라고 했다.
김동헌의 원정 룸메이트는 내야수 김태진이다. 김동헌은 일찌감치 1군에 올라가면 김태진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트레이드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KIA에서 같이 넘어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마침 김태진은 성실한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김동헌이 보고 배울 게 많은 선배다.
김태진은 김동헌에게 “너는 1군에 있지만 백업이다. 2군으로 가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자신 있게 하면 된다. 부담 갖지 말고 임해라”고 했다. 김동헌은 “시범경기 때부터 정말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라고 했다.
8일 창원 NC전과 14일 고척 KIA전서 잇따라 호흡을 맞춘 에릭 요키시도 김동헌에게 울림을 줬다. 이미 김동헌은 요키시 특유의 핀 포인트 제구력에 매료된 상태다. 요키시는 “김동헌이 리드한 대로 던졌다. 가끔씩 내가 원하는 공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포수 리드가 워낙 좋았다. 신인이지만 수비, 송구, 타격 모두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요키시는 김동헌에게 자신 있게 리드하라며 용기를 줬다는 후문.
이정후는 디테일한 선배다. 최근 김동헌의 배터박스에서 자리잡는 위치를 교정하면 어떻겠냐고 조언했다. 그는 “동헌이가 빠른 투심을 던지는 투수를 상대해본 적이 거의 없을 것이다. 스윙할 때 타이밍이 안 맞는 것 같아서 타석 위치를 앞으로 옮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재미있게 놀라고 했다”라고 했다.
이제 1군 데뷔 2주가 흘렀다. 매일이 새롭고, 배우는 것도 많다. 그럼에도 씩씩하다. 좋은 선배들과 함께 야구 할 수 있는 게 개막엔트리를 통과한 신인의 특권이다. 김동헌은 “1군에 오래 머무르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동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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