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흘이 흘렀다. 그러나 충격이 가시지 않는다. 아찔하고 잔인한 부상이었다.
NC 포수 박세혁(33)의 시즌 초반 좋았던 기세가 사라졌다. 지난 14일 인천 SSG전, 0-1로 뒤진 6회말 2사 2루였다. 김영규의 초구 139km 포크볼이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몸쪽 낮게 파고 들었다. 에레디아는 속았다.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그런데 백스윙이 커서 배트가 박세혁의 머리를 강타했다. 비록 보호장비를 차고 있었지만, 박세혁은 피를 흘려야 했다. 경기가 5분간 중단됐고, 박세혁은 그대로 구급차에 이송돼 병원으로 향했다. 에레디아도 놀란 표정이 역력했다.
박세혁의 머리 부상이 이번이 두 번째라는 사실이 주위를 안타깝게 한다. 두산 시절이던 2021년 4월16일 잠실 LG전 8회에 김대유(KIA)의 투구에 광대뼈를 강타당해 안와골절 진단을 받았다. 당시 수술과 휴식 등으로 약 2개월 가까이 쉬어야 했다. 6월9일 롯데전서 복귀했다.
박세혁으로선 이 부상을 계기로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지 않을 리 없었다. 강인권 감독은 박세혁의 지난 2년간 타격 부진이 부상 영향도 있었다고 봤다. 실제 박세혁은 당시 6월에는 타율 0.378 8타점으로 펄펄 날았으나 7월 13타수 무안타 타율 0, 8월 0.233 3타점, 9월 0.180 7타점, 10월 0.206 8타점에 머물렀다.
결국 박세혁은 2020년(124경기 타율 0.269 4홈런 51타점)보다 2021년(96경기 타율 0.219 30타점)에 5푼이 떨어졌다. 작년에도 128경기서 타율 0.248 3홈런 41타점 33득점으로 좋지 않았다. 이후 NC로 옮겨 상당히 좋은 출발을 했는데 또 끔찍한 부상을 당했다.
올 시즌 박세혁은 12경기서 타율 0.263 2홈런 6타점 6득점을 기록 중이었다. 강인권 감독은 박세혁에게 2번 타자를 맡길 구상을 했고, 실제 박세혁은 2번 타순에서 좋은 생산력을 보여주며 완전히 자신의 자리로 굳히는 듯했다. 국가대표 외야진이 있지만, 2번 타자 적임자는 마땅치 않았다. 결과적으로 박세혁의 이번 부상으로 강 감독의 구상도 어긋났다.
NC는 시즌 초반 잘 나간다. 9승5패로 공동 2위다. 박세혁에 이어 서호철도 헤드샷에 의한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타자 1~2명이 빠진다고 해서 공수밸런스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단, 주전포수 박세혁의 공백이 장기화되면 공수에서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잘 지켜봐야 한다. 안중열 등 백업들에겐 기회다.
박세혁은 FA 4년 46억원 계약 후 첫 시즌이라 팀 성적, 개인 성적에 대한 책임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야구보다 중요한 건 건강이다. 특히 얼굴, 머리 부상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접근하고 판단할 이슈가 아니다. NC는 박세혁에게 충분히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
[박세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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